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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방미 기간, 한적한 대통령실
'전직원 십계명' 떨어진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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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2일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 대통령실
(한국)
지난 25일 오후. 대통령실 소속 비서관 A씨는 여느 때처럼 식사를 마치고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매주 목요일은 오후 2시에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대수보) 회의 준비로 점심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내 직원의 연락을 받고 숨을 돌린 뒤 발걸음을 늦췄다.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이라 그날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는 연락이었다.

무두절(無頭節)은 상사가 자리를 비우는 날을 일컫는 말이다. 최근 젊은 세대는 ‘어린이날’이라고도 한다.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이번주, 한국에 남은 대통령실 직원들은 무두절을 보냈다. 한 직원은 “많은 직원이 이 대통령을 따라 미국에 가 대통령실이 상대적으로 조용하다”고 했다.

일부 직원들은 그동안 못 쓴 휴가를 다녀왔다. 이 대통령과 거의 모든 일정을 같이 해 온 강유정 대변인이 지난 23~24일 이틀간 휴가를 소진했다. 대통령실 주요 참모들은 대통령 해외 순방 때 한국에 남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휴가를 쓰기 힘든 환경이다. ‘워커홀릭’인 이 대통령을 보좌하느라 용산에 온 뒤 한 번도 휴가를 쓰지 못한 일부 비서관들도 무두절을 맞아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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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청년의 날을 맞아 진행했던 청년 주간 행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대통령 주재 회의를 제외하곤, 대통령실 일정들은 무두절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된다. 이번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현안점검회의가 아침마다 열렸다. 강 실장은 3실장 중 유일하게 한국에 남았다. 강 실장은 지난 22일 수석보좌관 회의도 열었다. 대수보 회의가 없는 주간이라 강 실장이 이 대통령을 대신해 지시를 내렸다. 이 자리에서 강 실장은 “미국의 H-1B 비자 발급 수수료 인상을 이공계 인력 국내 유치의 기회로 활용할 방안을 알아보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그래서 대통령실 한켠에서는 “평소와 크게 업무량이 다르지 않다”는 말도 나왔다. 한 비서관은 “이 대통령이 해외에 있어도 마치 한국에 있는 것처럼 휴대전화로 꼼꼼하게 지시하고, 보고받고 있다”며 “무두절이라고 해서 ‘사이버(Cyber) 무두절’인 건 아니다”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강 실장이 이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했던 지난 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3실장이 다 (외국에) 가면 꼬박 상황 지키느라, 저는 대통령 해외에 가시는 것이 반갑지가 않다”고 말했다. 선임수석인 우 수석이 강 실장 역할까지 대신하느라 더 힘들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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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2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탑승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부인 김혜경 여사의 모습을 SNS에 공개했다. 사진 대통령실

무두절에는 공직 기강 관리가 더 철저해진다. 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새 직원들이 해이해질 것을 우려해, 공직기강비서관실이 한층 더 엄격하게 움직인다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출국한 지난 22일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전 직원에게 ‘대통령 해외 방문 및 추석 명절 기간 공직 기강 확립 특별 지시’를 보냈다. 외부 회식 금지, 음주 금지, 보안 철저 등 10가지 당부가 담긴 공지였다. 인사혁신처도 각 부처에 같은 내용의 지시를 발송했다.

근태 점검이 타이트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부 기관 관계자는 “대통령실 비서관에게 ‘오전 11시 30분에 점심 약속을 하자’고 제안했다가 ‘이번주는 공직기강 근태 체크 때문에 안 된다’는 답을 받고 12시에 만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했을 때는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조기 퇴근자 여부를 모든 사무실에 일일이 확인했다고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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