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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을 세우는 일은 바로 사람을 살리는 일”

2013-03-15 0
이기복 한동대 교수 가정세미나 ‘감동물결’
이기복 한동대 교수 가정세미나 ‘감동물결’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집안이 평안해야 모든 일이 다 잘된다는 뜻이다. 이혼율이 50%를 육박하고 부모와의 관계 불화에서 발생된 청소년 탈선이 사회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 이 말은 마치 먼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무너진 가정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을까?

가정을 세우고 관계의 회복을 위한 이기복 교수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 세미나가 13일 2백여명의 한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큰빛교회에서 개최됐다. 부부관계의 회복과 바람직한 자녀양육법이라는 두가지 주제로 두시간 넘게 진행된 세미나동안 이 교수의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정적인 카리스마는 청충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두란노 가정상담연구소 원장이며 한동대에서 상담교육대학원에 몸 담고있는 이 교수는 “가정을 세우는 일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말로 세미나의 포문을 열었다.

부부관계는 어떠한 인간관계보다 더욱 친밀한 사이가 되어야한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상대방 배우자보다 자녀들을 우선순위에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부부는 일심동체라는 말처럼 서로 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를 가장 귀하게 여기는 가정 내 “질서 확립”이 확립될 때에 가정은 평안할 수 있다는 것이 이교수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서 아내는 남편을 존경하며 순종하는 “돕는자”가 되어야 하는데, 이교수는 “약한 자가 강한자를 돕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라고 역설하며 이것의 의미는 아내의 위치를 격하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남편은 아내를 배려하며 무엇보다 사랑표현을 자주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한다는 말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침묵의 금(gold)이 아니라 금지할 금(禁)이라는 이교수의 표현이 재미있다. 이러한 부부관계의 회복을 위해서 무엇보다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을 비롯한 과거의 잘못된 유교적 가치관을 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교수는 설명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존대어 사용하기, 타인앞에서 서로 세워주기, ‘미안하다,’ ‘고맙다’와 같은 표현을 아끼지 말기 등이 있을 수 있다. 이처럼 서로를 존중하고 아껴주는 부부관계가 성립될 때에 가져오는 이익은 행복한 부부생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들의 자발적인 존경, 그리고 항차 자녀들의 부부 생활에도 좋은 본보기가 되니 일거양득(一擧兩得)이 아닐 수 없다.

이교수는 건강한 자녀양육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 성적이나 특정 행동들에 기반을 둔 조건적인 사랑이 아닌 늘 변함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부모가 보여줄 때에 자녀들은 높은 자존감을 갖게 되고 인생의 실패의 쓴 잔을 마실때에도 금방 재기할 수 있는 높은 회복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빨리, 더 높이, 더 많이’를 요구하며 단순히 재능과 학교 성적으로 그들의 가치가 결정되어 버리는 무한경쟁주의의 사회적 풍토에 휘말리지 않고 자녀들의 따뜻한 안식처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이교수 또한 자신의 자녀에게 이와 같이 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했다고 설명했다. 하루는 이교수의 딸이 성적표를 받아왔는데 성적이 엉망이더란다. 다그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고 “성적이 떨어질 수도 있지. 수고했어. 사랑한다.”라고 말해주었다. 얼마 후, 딸이 상기된 얼굴로 새로운 성적표를 손에 들고 뛰어오는데 이때 딸이 한 말이 걸작이다. “엄마, 나 성적 더 떨어졌어요. 그래도 엄마는 날 사랑하지요?” 상황에 상관없이 동일한 부모님의 사랑을 받은 딸아이는 매사에 긍정적이며 스스로를 신뢰하여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강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었다고 이교수는 전했다. 또한 자녀들의 개성을 살려주어 자녀들의 고유한 역량이 부모의 잣대로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녀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바라보고 필요할 때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자신의 길을 씩씩하게 걸어가도록 격려해주는 부모는 ‘원석의 자녀들을 보석으로 만들어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언행이 자녀들에게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인지하는 것 부터 첫걸음을 떼어야한다고 이교수는 거듭 강조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세미나에도 청중들은 이교수의 탄탄한 화술과 유머러스하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명강연에 자리를 떠날 줄을 몰랐다.. “가정생활을 잘 영위할 수 있도록 많은 깨달음을 준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전한 이영미씨는 “특히 부모의 권위로 자녀들을 억압하고 있지는 않았나 뒤돌아보게 되었다”고 ‘후 감동’을 전했다. 두명의 미취학 자녀들을 키우는 장윤수 씨는 “ 구체적인 실천방법이 큰 도움이 되었다.” 고 전했다.

이 교수는 20년이 넘는 사역기간 동안 무너진 가정을 회복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알고 살아왔다고 전했다. ‘사회의 가장 작은 조직인 가정이 회복되어야 큰 사회의 문제들 또한 회복된다’는 것이 자신의 철학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자신의 강연과 저서를 통해 파탄 직전까지 갔던 가정이 기적적으로 회복된 사례들은 자신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못박았다. 앞으로도 힘이 닿는 한 여러곳에서 끊어진 가정 내 관계를 잇는 다리역할을 하고 싶다는 이교수의 눈빛에 식지 않는 노장의 열정이 넘쳐나고 있었다.

정혜주 기자
amy@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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