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홍콩 타이포(Tai Po) 지역에서 발생한 초대형 아파트 화재로 1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된 가운데, 토론토 거주 한 캐나다인이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아파트가 불길에 휩싸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충격과 절망을 토로했다.
“30년을 살았던 집… 불길로 사라지는 모습에 가슴이 무너졌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폴 초우(Paul Chow)는 이번 참사가 발생한 홍콩 왕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태어나 30년 넘게 살았던 인물이다. 그는 국제 뉴스 속에 자신의 고향 아파트가 등장하자, “걱정과 슬픔, 분노가 뒤섞였다”며 “TV 화면 속 불길에 집어삼켜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이번 화재는 7개 고층 건물로 확산됐으며, 8개 블록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 상당 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부모와 여동생은 무사… 하지만 집은 아직 출입 불가
초우의 부모와 여동생은 화재 당시 각각 여행 중, 근무 중이어서 무사했다.
초우는 “가족이 모두 살아 있어 감사하지만, 부모님이 수십 년간 살아온 집에 들어가 상태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은 큰 상처”라고 말했다. 현재 가족은 친척 집에 머물고 있다.
진화까지 40시간… ‘인재(人災)’ 주장 제기
홍콩 소방청에 따르면 불은 수요일 발생한 뒤 40시간이 지나 금요일 오전에서야 완전히 진압됐다.
불길이 건물 간 급속도로 번진 이유에 대해, 초우는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던 건물 외벽의 발포 패널, 대나무 비계, 녹색 방화망 등이 화재를 키운 요인이었다고 지적하며 “이번 참사는 명백한 인재(人災)”라고 말했다.
“책임자 처벌·주민 보호 대책 시급”… 캐나다 국적자도 수십만 명 거주
초우는 “관련 업체와 관계자들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홍콩 정부는 피해 주민들이 보상 전까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임시 거처를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외교부(Global Affairs Canada)에 따르면 홍콩에는 약 30만 명의 캐나다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