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레지던트 1년 차) 지원자가 급감했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사 인력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 차를 모집한 결과 정원(3594명)의 8.7%인 314명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 등 ‘빅5’도 784명 모집에 68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이는 예견된 결과다. 레지던트 과정은 인턴을 마친 후 지원할 수 있다.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국 211개 병원에서 대다수의 인턴이 병원을 떠났다. 인턴 3068명 중 102명(3.3%)만 현재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전공의 모집을 시작할 때만 해도 의료계에선 전공의 복귀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가 주장하는 ‘2025년도 의대 모집 중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직 전공의 사이에선 “계획 없이 쉬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하나둘 올라왔다.
김지윤 기자
하지만 ‘의대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는 강경파가 여론을 주도하면서 유무형의 압력을 행사했다. 최근엔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촉탁의(일반의)가 의사 익명 커뮤니티에서 조리돌림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욱 찬물을 끼얹은 게 지난 3일 비상계엄 당시 발표한 ‘미복귀 전공의 처단’ 포고령이다. 의료계에선 복귀를 망설이던 전공의 가운데 포고령을 보고 발길을 돌린 이들이 상당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전공의 지원자 수가 적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탄핵 시국이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병원들은 전공의 미복귀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한다. 내년에도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 인력난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500명 안팎이던 빅5 병원 전체 전공의 수는 올 9월 기준 238명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빅5 병원 전체 의사 인력은 4463명으로 예년보다 30% 넘게 감소했다.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 인턴과 레지던트 2~4년 차 모집을 진행한다. 올해 병원을 이탈한 레지던트 약 9000명은 ‘1년 이내 동일 과목·연차 복귀 불가’ 규정에 따라 지원할 수 없다. 복지부는 “이탈 수련의에 대한 특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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