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0.01g인 연어 발안란(부화 전 난막을 통해 연어 눈이 보이는 알)을 노르웨이 해안과 똑같은 환경을 구현한 수조에서 담수와 해수를 번갈아 주며 2년 동안 키우면 5㎏짜리 국내산 연어로 자랍니다.”
육상에서 연어를 양식 중인 에코아쿠아팜 동상준 사업개발팀장의 말이다. 지난 2일 만난 동 팀장은 “지난해 7월부터 양식에 들어간 연어는 2026년 하반기에 첫 출하된다”며 “2027년부터 연간 500t씩 연어가 생산되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어는 양식이 어려워 국내 소비물량(연간 6만3000t·7000억원어치)을 사실상 전량 수입하고 있다.
부화한 연어알. [사진 에코아쿠아팜]
국내 최대 연어 양식장이 부산 기장군 소재 부경대학교 수산과학연구소에 조성됐다. 해양수산부가 2019년부터 추진해 온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사업의 일환이다. 국비 150억원, 시비 90억원, 민간투자(GS건설) 60억원 등 총 300억원이 투입됐다. GS건설의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이 연어 양식장을 관리한다.
연어 양식장은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9166㎡(약 2778평) 규모로 해수 및 담수 취·배수 시설을 갖췄다. 연어는 치어(稚魚)일 때에는 담수에서 살다가 1년 뒤 바다로 이동해 성어로 커간다. 그러다 알을 낳을 때가 되면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양식장은 총 20개의 담수, 해수 수조를 갖췄다.
이 양식장에는 총 20개의 대형수조가 있다. [사진 에코아쿠아팜]
양식은 총 5단계를 거친다. 첫 단계인 부화실은 직원들도 쉽게 드나들 수 없을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 어린 연어는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4만 개의 연어알을 키운다. 연어알 무게가 개당 0.16g이 되면 치어 생산실로 옮겨져 처음으로 사료를 먹는다. 치어가 30g까지 자라면 스몰트(Smolt·은백색으로 바뀐 연어) 생산실로 이동해 해수 순치 과정을 거친다.
민호준 에코아쿠아팜 생육관리팀장은 “담수에 사는 연어가 바로 바다에 던져지면 삼투압이 맞지 않아 죽는다”며 “스몰트 생산실에서 빛을 이용해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몸으로 만든다. 삼투압 조절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치어가 모두 폐사하는 만큼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450g으로 몸집을 불린 연어는 해수가 담긴 중간양성실로 이동해 6개월 동안 2㎏까지 키운다. 마지막 단계인 성어 생산실에서 무게 5㎏의 성어로 자라면 출하된다.
어려움도 많았다. 국내에서 노르웨이산 연어와 같은 대서양 연어알로 양식을 시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 팀장은 “글로벌 주력인 대서양 연어알의 생태 환경에 맞춰 키운 전례가 없어서 모든 게 낯설고, 양식 기술도 수입한 만큼 관리 기술을 직원들에게 전수하는 과정 또한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연산은 연어 살이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감칠맛은 양식 연어가 더 뛰어나다”고 말했다.
육상 양식 연어는 폐쇄식 순환 여과 방식(RAS)으로 정수한 물을 99% 재사용하기 때문에 해양오염으로부터도 안전하다. GS건설은 연어 양식장 플랫폼을 동남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연구본부장은 “연어 양식이 성공하면 어가에 관련 기술이 전파되고, 민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관련 기자재 산업이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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