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비아노드, 온타리오에 32억 달러 투자 > 뉴스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뉴스 경제 노르웨이 비아노드, 온타리오에 32억 달러 투자
경제

노르웨이 비아노드, 온타리오에 32억 달러 투자
북미 최대급 인조 흑연 공장 세운다

카일 J 리 기자 0
스톰머스(St. Thomas) 일대, EV 배터리 공급망 핵심허브로 부상
[Youtube @cpac]
[Youtube @cpac]
(토론토) 노르웨이 배터리 소재 기업 비아노드(Vianode)가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St. Thomas)에 32억 달러 규모의 인조 흑연(synthetic graphite)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완공되면 북미 최대급 합성흑연 생산 기지로, 전기차(EV) 배터리는 물론 원전·방위산업까지 겨냥한 전략적 투자로 평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일 공장 투자 규모와 고용 효과, 그리고 중국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흑연 공급망을 ‘북미 로컬’로 재편하려는 시점에 나왔다는 점에서, 온타리오 제조업과 캐나다 전기차 밸류체인 전체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최대 1,000명 고용…“EV 배터리의 핵심 부품부터 국방까지”
비아노드 CEO 부르카드 스트라우베(Burkhard Straube)는 20일 기자회견에서 “세인트토머스 공장은 가동 초기 약 300명의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며, 완전 가동 시 1,000명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조 흑연의 전략적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인조 흑연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무게 기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극(anode) 소재이자 원자력 발전소, 방위산업 전반에도 폭넓게 쓰이는 전략 자원이다.

스트라우베 CEO는 “현재 북미 시장은 합성흑연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지금은 사실상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어오고, 중국산은 북미 업체 진입을 막을 정도로 ‘지속 불가능한 저가’에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투자는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북미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야머스 야드·파워코와 함께 ‘EV 오토밸리’ 만든다
비아노드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세인트토머스 북동부에 조성 중인 야머스 야드(Yarmouth Yards) 산업단지 내 56헥타르 구역이다. 야머스 야드는 총 600헥타르 규모로, 이미 폭스바겐(VW)의 배터리 자회사 파워코(PowerCo) 기가팩토리 건설이 한창이다.

· 비아노드 인조 흑연 공장
· 파워코 EV 배터리 공장
· 향후 양극·음극·전해질 관련 업체 및 자동차 조립·금속·물류 인프라

이런 계획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집결하면서, 세인트토머스 일대는 온타리오·미시간·오하이오를 잇는 이른바 ‘배터리 골든 코리도어’의 핵심 허브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스트라우베 CEO는 야머스 야드를 선택한 이유로 안정적인 수력 전력망 접근성, 인프라가 갖춰진 ‘준비된 부지’, 캐나다의 정치·경제적 안정성을 꼽았다.
다만 파워코와의 구체적인 공급 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개별 회사 간 계약 문제”라며 언급을 피했다.

온타리오, 6억7,000만 달러 대출…“게임 체인저급 투자”
온타리오주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비아노드에 6억7,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제공한다. 더그 포드(Doug Ford) 온타리오 주총리는 “이번 투자는 세인트토머스와 주변 지역 경제를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강한 기대를 드러냈다.

포드 총리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조 흑연은 연간 200만~300만대의 전기차 생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규모”라며 “직접 고용뿐 아니라 부품·물류·서비스 등 연관 산업에서 수천 개의 파생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캐나다 제조업이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 관세, 글로벌 EV 수요 둔화 등 이중·삼중의 압박을 받고 있지만, 이런 핵심 소재 투자는 온타리오가 여전히 북미 제조업의 심장부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중국산이 장악한 합성흑연…“북미도 자체 공급망 구축할 때”
인조 흑연은 광산에서 채굴하는 천연 흑연과 달리, 석유화학 공정의 부산물을 고온 처리해 생산하는 2차 소재다. 에너지 집약적인 공정 탓에 생산비가 높지만, 품질과 성능이 균일해 전기차 대량 생산에는 필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전 세계 합성흑연 공급은 중국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다. 스트라우베 CEO가 “북미에는 합성흑연 공급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표현한 이유다.

비아노드는 세인트토머스 공장에서 연간 최대 15만 톤의 인조 흑연을 생산하고 원재료인 코크스(coke)는 북미·캐나다산을 우선 사용해 “지속 가능한 로컬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가 ‘핵심 광물·전략 소재’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북미 내 공급망을 강화하려는 정책 방향과도 정면으로 맞물린다.

EV 수요 둔화 속에서도 전략 소재는 ‘선별 투자’ 계속
이번 비아노드 투자는 글로벌 EV 시장의 단기적인 둔화 속에서도, 핵심 소재와 전략 광물 분야는 여전히 투자 매력이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최근 온타리오 내에서는 혼다(Honda)의 올리스턴(Alliston) 150억 달러 배터리 공장 착공이 연기되고, 벨기에계 유미코어(Umicore)의 킹스턴(Kingston) 27억 달러 배터리 공사도 일시 중단되는 등 일부 프로젝트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상황이다.

또 인근 잉거솔(Ingersoll)의 GM CAMI 공장은 수억 달러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아 전기 밴 생산 체제로 전환했지만, 수요 부진 끝에 EV 생산이 중단되며 ‘정책 실패’ 논란을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포드 총리는 “GM 사례는 개별 계약의 문제일 뿐”이라며 “연방정부·GM과 함께 군용 차량 등 다른 생산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와 달리, 인조 흑연처럼 EV·원전·국방 등 다각도로 쓰이는 ‘전략 소재’는 수요 기반이 넓고, 고부가가치인 만큼 투자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인트토머스, ‘배터리 메가존’으로 재편…한국 기업에도 기회
전문가들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세인트토머스가 온타리오·미시간·오하이오를 잇는 ‘EV·배터리 메가존’의 중심지로 확실히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파워코 기가팩토리, 비아노드 인조 흑연 공장, 향후 유입될 양극·음극·전해질·리사이클링 업체와 자동차 조립·금속 가공·물류 인프라 등이 연쇄적으로 집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북미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배터리·소재·부품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전통적인 미국 남부·중서부 EV 벨트뿐 아니라, 온타리오 남서부를 축으로 한 새로운 공급망 축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비아노드가 어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을지, 또 세인트토머스 인근에 어떤 2·3차 협력업체들이 추가로 집결할지가, 북미 EV·배터리 지형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카일 J 리 기자 (news@koreadailytoronto.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