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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한강 "매우 놀랍고 영광"

토론토중앙일보 2024-10-11 0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소설가 한강. 연합뉴스

(국제)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수상한 지 8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수상자로 한강의 이름을 호명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을 쓴 작가라고 소개했다.

아시아 여성이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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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강 엑스 캡처

한강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소식이 있다”며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을 남겼다. 이어 “Thanks(감사하다)! Thanks! Thanks!”라며 노벨상 홈페이지를 캡처한 사진을 올렸다.

한강의 엑스 게시물에는 “정말 자랑스럽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대단하다”, “벅차오른다” 등 수상을 축하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드디어 한국에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했다”며 “우리도 이제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유국”이라며 기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한강의 기적”이라며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하는 한강 작가님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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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출판사 소셜네트워스서비스(SNS)에서도 한강의 수상을 축하하는 글이 이어졌다.

출판사 ‘민음사’의 유튜브 라이브에는 수천 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모여 노벨문학상 발표 소식을 지켜봤다. 민음사 편집자들은 한강이 호명되자 수십초 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실시간으로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사적 현장이다”, “눈물 난다”, “한강의 소설을 다시 읽으러 간다” 등 반응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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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왼쪽부터), 배우 문가영, 배우 류준열. 연합뉴스

또한 BTS 멤버 뷔는 자신의 SNS에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군대에서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 축하드린다”고 적었다.

BTS 멤버 RM도 같은 기사를 공유하면서 우는 표정과 하트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배우 류준열, 문가영, 옥자연, 애플티비 시리즈 ‘파친코’의 김민하도 SNS에 수상 소식을 공유하며 축하하는 마음을 전했다.

가수 HYNN(흰·박혜원)도 수상 축하 행렬에 합류했다. HYNN은 한강의 소설 ‘흰’을 읽다 ‘내가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만을 건넬게’라는 문장에 큰 감명을 받고 예명을 ‘흰’으로 했다.

네티즌들도 “노벨상은 먼 나라 얘기인 줄 알았는데 너무 자랑스럽다”, “역사에 남을 업적을 세우셨다”, “책부터 사서 읽어보겠다” 등의 축하 글을 온라인상에 남겼다. 이날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개설된 ‘2024 노벨문학상’ 네이버 오픈톡에는 약 5만8000여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했다.

한편 한강은 유려한 문장과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시선으로 일찍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그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은 작가다. 1970년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중 1993년 ‘문학과사회’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고,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다.

2005년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것은 2007년 발표한 『채식주의자』다. 『채식주의자』는 육식을 멀리하는 주인공을 통해 욕망과 폭력의 본질을 탐구한 작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6년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와 함께 맨부커 국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2014년 발표한『소년이 온다』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역사의 한 가운데 선 개인의 고통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강은 한 인터뷰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작품은 2014년 만해문학상, 2017년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을 수상하고 전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됐다.

지난해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커상에 이은 또 한 번의 ‘한국인 최초’ 타이틀이었다. 한강 작가는 지난 6월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한 작가는 시상식에서 “올해는 제가 첫 소설 발표한 지 30년이 된 해”라며 “혼자 걷는 것이 고립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저는 언어로 작업하는 사람이고 언어는 우리를 연결해주는 실”이라며 “천천히, 서두르지 않고 더 먼 길을 우회해 계속 걸어가 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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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홈페이지 캡처

맨부커상 수상 이후 한강은 노벨문학상의 유력 후보로 꼽혀 왔다. 특히 올해는 아시아의 여성 작가가 수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중국의 찬쉐(殘雪) 등과 함께 주요 후보로 거론됐다.

매츠 말름 노벨상 종신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작가의 "역사의 상처와 직면하고 인간 삶의 부서지기 쉬움을 노정한 강렬한 시적 산문"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말름 위원장은 또 1시간 전 수상자 통보 전화에서 한강은 "다른 날처럼 보낸 뒤 막 아들과 저녁을 마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강은 이날 수상자 발표 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한강은 앞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Thanks! Thanks! Thanks!(감사 감사 감사하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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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노벨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이다.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이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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