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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 취임

토론토중앙일보 2024-05-20 0
20일 대만 총통부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0일 대만 총통부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라이칭더 신임 총통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20일 라이칭더(賴淸德·65) 신임 대만 총통이 취임했다. 라이 총통은 취임 연설에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나의 중국’을 앞세워 통일을 서두르는 중국에 굴복하지 않고, 과도하게 독립 노선을 추진해 도발의 구실을 만들지도 않겠다는 임기 4년의 집권 기조를 밝힌 셈이다. 이날 중국은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라고 경고하는 등 라이 총통의 취임을 강력히 견제했다.

라이 총통은 이날 오전 9시쯤 총통부에서 취임 선서 직후 제1야당인 국민당 소속 한궈위(韓國瑜) 입법원장(국회의장)으로부터 중화민국 인장과 훈장에 날인하는 옥으로 만든 도장인 영전지새(榮典之璽)를 건네받았다. 이로써 제16대 총통에 올라 새 정권을 이끌게 됐다.

이후 라이 총통은 취임 연설을 통해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정책과 관련해 “양안의 미래는 세계 정세에 결정적 영향을 지닌다”며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새 정부는 평화의 조타수로써 ‘네 가지 견지(四堅持)’를 지키며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게 현상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전임 총통이 2021년 건국기념일(쌍십절)에 밝힌 ▶자유민주적 헌정 체제 ▶대만·중국 서로 종속 불가 ▶주권 침해, 합병 불가 ▶대만 국민 뜻에 따른 대만 미래 결정 등 ‘네 가지 견지’ 입장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다. 라이 총통은 차이 정권에서 지난 4년간 부통령을 지냈다.

이와 관련, 라이 총통은 또 “중국에 호소한다”며 “대만에 대한 말과 무력 위협을 멈추고 대만과 함께 대만해협 및 지역의 평화안정을 수호해, 세계가 전쟁의 두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라이 총통의 취임사 키워드는 ‘대만’과 ‘세계’였다. 각각 87차례, 42차례 언급했다. 차이 총통이 1·2기 취임사에서 각각 대만을 41·47회, 세계를 4·11회 언급했던 것보다 2~4배 강조한 셈이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금기시하는 ‘독립’이란 단어도 한 차례 언급했다. 그는 대만이 장기 독재 끝에 1996년 처음 치른 민선 총통 취임식을 회고하면서 “중화민국 대만은 주권이 독립된 국가이자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각각 7차례와 한 차례 언급하며 양안 정책의 변화를 예고했다. 과거 취임사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전쟁’도 여섯 차례나 등장해 엄중한 대만해협 주변의 안보 현실을 알렸다.

취임사는 여소야대인 의회 상황도 의식했다. 라이 총통은 “입법원의 의사 운영은 절차적 정의를 준수해야 한다”며 “다수는 소수를 존중하고 소수는 다수에 복종해야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민지상(人民至上), 국가 우선의 정신을 견지할 때만 국정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며 최근 벌어진 의회 난투극을 완곡하게 비난했다.

라이 총통은 인공지능(AI)·무인기(드론)·우주·해양을 신정부 경제 정책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반도체 칩을 만드는 ‘실리콘 섬’이란 기초 위에서 온 힘을 다해 대만을 ‘인공지능(AI)의 섬’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중국산 드론을 대만이 대체하겠다는 야심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만을 글로벌 민주주의 (국가간) 무인기(UAV) 공급 체인의 아시아 허브로 만들겠다”며 “차세대 중·저고도 위성산업을 발전시켜 세계 우주산업에 진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정체성이 ‘중국’이 아니란 점도 부각했다. 라이 총통은 연설 말미에 “오늘 저녁 국내외 귀빈을 맞는 궈옌(國宴·국가 연회)을 타이난(臺南)에서 열기로 결정했다”며 “1624년 대만은 타이난(당시 네덜란드가 대만 점령 뒤 타이난을 수도로 지정)에서 출발해 대만 세계화의 시작을 알렸다”고 말했다. “(400주년을 맞은) 역사적 시점에서 대만은 자신감을 갖고 새로운 세계를 향해 용감하게 항해해 세계가 새로운 대만을 환영하도록 해야 한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라이 총통의 취임사에 대해 전가림 호서대 교수는 “‘실무적인 대만 독립 운동가’라는 라이 총통의 별명에 걸맞은 취임사”라며 “지난달 미 의회가 대만 군사 지원을 명기한 법안을 통과시킨 걸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까지 대비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또 대만이 중국이 가입을 원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이미 가입을 신청했다고 못 박은 것을 짚으며 “라이 총통의 취임에 대한 대응과 경제 회복을 위한 대외 무역 개선이 모두 절박한 중국 입장에선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라이 총통 취임사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내놨다. 왕원빈(汪文斌) 중국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어떤 간판, 어떤 깃발을 쓰건 ‘대만 독립’ 분열은 모두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업무를 주관하는 중국 국무원 소속 대만판공실의 천빈화(陳斌華) 대변인은 20일 “오늘 대만 지역 지도자의 연설은 완고하게 ‘대만 독립’ 입장을 견지했다”며 “어떤 형식의 ‘대만 독립’ 분열 행동도 우리는 결코 용인하지도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대한 대만 동포와 단결해 조국 통일의 대업을 흔들리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또  경제·군사 양면에서 라이 총통의 취임을 견제하기도 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대만 지역에 대한 무기 판매에 참여한 미국 보잉의 방위산업 부문(BDS)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에 포함한다”며 미국과 대만을 동시에 견제했다. 앞서 전날엔 "대만·미국·일본·유럽을 상대로 폴리 폼알데하이드 혼성중합체(POM)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라이 총통 취임 전날 중국 전투기 6대와 군함 7척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특히 전투기들은 대만 북부 지룽(基隆)시 43㎞ 인근까지 근접 비행했다.

중국 당국은 네티즌의 라이칭더 취임사 접근도 차단했다. 20일 중국판 X(옛 트위터) 격인 웨이보(微博)에선 '라이칭더' 등 취임 관련 해시태그(검색어)가 아예 검색되지 않았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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