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요즘 중국에서는 별 다섯 개 주고 악플을, 별 한 개 주고 선플 다는 게 유행이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일까?
전자는 별점으로 만점을 주지만 안 좋은 후기를 남기는 것이다. 후자는 별점 1점을 주고 좋은 후기를 남기는 것이다. 시스템상 보통 별점 5점을 받은 리뷰는 자동으로 리뷰 목록 맨 위에 뜬다. 따라서 별 다섯 개에 악플이 달렸다면 해당 가게에 불리하다. 좋은 후기를 기대하고 클릭한 소비자가 뜻밖에 마주한 악플을 읽으면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좋은 후기에도 별 하나만 받게 되면 가게의 전반적인 평가가 낮아지고 사람들이 좋은 말만 했기 때문에 플랫폼에 제소하기도 어렵다.
캐시백은 달콤하나 ‘저질’ 제품에 대한 분노는 숨길 수 없는 사람들. 이들이 ‘별 다섯 개 주고 악플’을 다는 기괴한 리뷰를 쓰며 제품의 품질을 조롱한다.
리뷰 캐시백 때문에 허리 굽혔지만, 그냥 넘어가기는 찝찝
캐시백을 받기 위해 ‘영혼까지 팔았다’라는 요즘 중국 젊은이, 별 다섯 개 주고 악플 다는 행동을 어떻게 봐야 할까?
지난 11월 말 네티즌 @aaaaadon’t가 올린 게시물이 바이두(百度·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실검에 올랐다. “8위안을 위해 굴욕을 참았지만, 기분은 안 좋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작성자는 리뷰 캐시백을 받기 위해 저지른 본인의 행동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신중하게 따져본 끝에 결국은 돈을 따랐고 올린 사진은 모두 상태가 안 좋은 망고 사진입니다. 제 행동을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판매자는 좋은 리뷰를 달면 캐시백을 주기로 약속했고 구매자는 분명 좋은 리뷰를 썼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구매자는 사진을 통해 제품의 실체를 드러내며 다음 소비자들에게 주의를 시켰다. 안 좋은 제품을 사도록 꼬드기지도 않았다. 사진은 제품 리뷰의 핵심이다. 제품을 구매할 때 소비자들은 사진이 포함된 리뷰를 보며 구체적인 제품 정보를 확인하기 때문이다. 네티즌 @aaaaadon’t 의 행동은 캐시백과 정직한 리뷰 사이에 미묘한 균형을 유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별 다섯 개에 악플?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요즘 젊은이의 새로운 ‘문해력’
캐시백 프로모션은 특히 중국의 배달 플랫폼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플랫폼을 중국 사람들은 ‘체험단 플랫폼(霸王餐平台)’이라고 부른다. 체험단 플랫폼은 리뷰를 위한 소비자를 따로 꾸리고 지정된 식당 음식을 미니 프로그램으로 주문하게 한다. 음식을 먹고 별점 5점과 좋은 리뷰를 남기면 소비자는 고액의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18위안(약 3300원)을 채우면 8위안(약 1400원), 혹은 10위안(약 1800원)을 반환해 주는 등 체험단 플랫폼이 주는 캐시백 액수는 상당히 큰 편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체험단 플랫폼에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포함한 음식점 외에도 아래 사진에서와같이 후상아이(沪上阿姨), LINLEE, 루이싱(瑞幸·Luckin) 커피 등 유명한 카페도 있다.
하지만 제품 품질에 관한 혹평 또한 많은 편이다. 별 다섯 개에 악플을 다는 이유는 악플만 달았을 경우 나쁜 리뷰가 삭제되거나 상점에서의 괴롭힘을 막기 위함으로 권장할 수는 없지만 면밀하게 계산한 어쩔 수 없는 행위로 볼 수 있겠다.
펀드보다 잘 모이는 캐시백, ‘좋은 리뷰’는 사기보다 나빠…
쩌우전(邹臻)씨는 솽스이(雙十一·11월 11일) 쇼핑 페스티벌 기간에 온라인으로 4000위안(약 73만 원)짜리 세탁기를 샀다. 설치 기사의 조립이 끝난 뒤 쩌우전은 세탁기 표면에 있는 긁힌 자국을 발견했다. 세탁하는 데는 문제가 없고 소음도 적은데 스크래치 하나 때문에 반품하기엔 조립도 해체해야 하고 번거로웠다. 그녀는 별점 3점만 주고 싶었지만, 별점 5점을 주면 200위안(약 3만 6000원)을 캐시백으로 돌려준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스크래치를 참기로 한다. 200위안은 그녀에게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래도 반품할 정도가 아니면 쉽게 별점 5점을 주던 그녀였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쩌우전씨는 펀드보다 캐시백이 더 돈이 된다며 펀드 손실은 아직도 만회하지 못했는데 캐시백은 쓴 돈의 일부를 돌려받아서 좋다고 답했다.
사용자 리뷰는 마케팅의 핵심 주제다.
일부 판매자는 ‘캐시백’을 미끼로 소비자에게 ‘좋은 리뷰’ 작성을 유도한다. 표면적으로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 윈윈이 가능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별 다섯 개를 주고 혹평을 남기는 사람들은 이익 추구 속에서도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는 일종의 정의감을 발휘한 셈이다. 리뷰 캐시백은 알 권리, 선택할 권리 등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다.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소비자 모두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엄중히 단속하고 저항해야 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솔직하게 별 하나를 줄 수도 있고 긴 후기를 남길 수도 있는 자유롭고 진실한 비평이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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