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의 건강을 위해 비만치료제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절친'이자 차기 정부의 최고 실세로 꼽히는 머스크의 이런 주장에 비만치료제를 공공의료보험 적용 등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는 미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를 이용해 체중을 감량한 적이 있다.
머스크는 11일 X(옛 트위터)에 "GLP 억제제를 매우 저렴하게 대중에게 제공하는 것보다 미국인의 건강, 수명, 삶의 질을 더 개선할 수 있는 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가격 인하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머스크가 언급한 GLP 억제제는 위고비와 같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비만 치료제를 뜻한다. 식후에 분비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하게 만든 약물로, 포만감을 높여 식욕을 줄인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는 비만 환자가 매주 1회 68주간 주사를 맞으면 체중 약 15% 감량 효과를 낸다고 알려졌다.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X를 통해 비만치료제의 가격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 머스크 X 캡처
머스크는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주장과 함께 미 최대 건강보험사 CEO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루이지 만조니의 '선언문' 일부를 함께 올리기도 했다. 머스크가 인용한 내용은 '미국은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의료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기대 수명은 약 42위다'라는 부분이다. 비만치료제가 너무 비싸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방송인 킴 카다시안, 오프라 윈프리 등 유명인들이 위고비를 통해 감량 효과를 봤다고 밝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하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한 달 투약 가격이 1300달러(약 186만원)에 달해 진입장벽이 높다. 한국에도 지난해 10월 출시됐으나, 보험 대상이 아니라서 한 달 투약가가 80만~100만원 선에 이른다. 반면 보험 적용이 되는 일본은 40만원 정도다.
비만치료제 위고비. 로이터=연합뉴스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도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노령층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를 통해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공의료보험서비스센터(CMS)의 차기 수장으로 지명한 메멧 오즈 박사도 GLP-1 비만 치료제를 높게 평가한 바 있다.
다만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은 머스크가 주장한 비만체료제 가격 인하가 정치적으로 쉽게 합의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그간 비만치료제 투약 자체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왔다. 또 비만치료제에 보험을 적용할 경우 정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머스크가 이끌 정부효율부(DOGE)의 '예산 절감' 목표와도 상충될 수 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머스크가 테슬라 등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보유한 순자산가치가 4000억 달러(약 573조원 )를 넘은 사상 첫 번째 인물이 됐다고 전했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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