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전 직원 8명이 직장 내 성차별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와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에서 근무하다 해고된 여성 4명과 남성 4명은 머스크 CEO와 회사를 상대로 캘리포니아주(州) 법원에 손해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고소장을 통해 머스크와 동료들의 성차별적 발언과 괴롭힘으로 재직 기간 고통받았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머스크의 평소 언행이 사내에 성차별 문화를 조장했다"며 머스크가 당시 SNS에 올린 성적 사진과 음담패설, 성기에 대한 언급 등을 문제삼았다.
고소장에서 이들은 "머스크가 여성을 브래지어 사이즈로 평가하는 성적 대상으로 취급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른 동료들이 머스크를 모방하는 발언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에 동조하는 직원들이 늘면서 "매우 불쾌하고 적대적인 업무 환경이 됐다"는 게 원고 측 주장이다.
이들은 또 선배 엔지니어들이 로켓 부품을 묘사할 때 성행위와 남성 성기를 빗댄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머스크는 업무 환경이 '동물의 집'같다며 이의를 제기하는 직원들에게는 '싫으면 다른 일자리를 찾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의 원고 8명은 앞서 2022년 머스크의 언행을 비판하는 서한을 스페이스X 경영진에게 보낸 뒤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며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구제를 요청한 직원들이다. 당시 서한에서 이들은 2020년 이후 머스크가 SNS에 올린 글들이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회사 정책에 어긋난다며 이를 통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NLRB 측은 8명의 주장을 받아들여 올해 1월 스페이스X를 NLRB 재판에 넘겼다. 이에 맞서 스페이스X는 "NLRB의 절차가 배심원에게 재판받을 헌법적 권리를 침해한다"며 NLRB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WSJ "머스크, 스페이스X 여직원과 부적절 관계"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가 스페이스X에서 여러 여성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표 사례는 스페이스X 인턴이던 20대 여성 A다. A는 2010년대초 대학생 인턴으로 일하며 회사 개선 방안 아이디어를 적어 머스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머스크는 이 여성을 불러내 성관계를 가졌다고 WSJ은 전했다.
A가 인턴십을 마치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머스크는 시칠리아에 있는 리조트로 그를 초대해 만났다. 2017년 머스크는 A에게 회사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정규직 간부 자리를 주고 싶다며 개인적으로 연락했다. 그 뒤 2년이 지난 2019년 A는 직속 상사였던 임원이 해고돼 함께 퇴사했다.
머스크가 "내 아이를 낳아달라"며 출산을 강요한 사례도 있었다고 WSJ는 폭로했다. 2013년 스페이스X에서 일하다 퇴사한 여성 B는 "머스크가 내게 자기 아이를 낳아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세계가 인구 위기에 처해있고 높은 지능지수(IQ)를 가진 아이들이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B가 거부하자 머스크는 연봉 인상을 승인하지 않고 업무 성과에 불만을 표했다. 결국 B는 100만달러(약 13억7000만원) 상당의 현금과 주식을 퇴직 급여로 받고 회사를 그만뒀다. 이밖에 2014년 스페이스X에서 머스크에게 직접 보고하는 일을 맡았던 여성 직원 C는 머스크와 한 달간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고 WSJ은 전했다.
머스크의 성추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머스크가 2016년 영국 런던으로 가던 스페이스X 전용 제트기에서 여자 승무원의 다리를 더듬고, 이 승무원에게 성기를 노출한 뒤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피해 승무원은 사건 발생 2년 뒤 스페이스X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머스크와 회사 측은 이 승무원에게 합의금 25만 달러(약 3억4000만원)를 지급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덧붙였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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