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얼굴 없는 거리의 미술작가 뱅크시의 새로운 작품이 공개된 지 채 한 시간도 안 돼 도난당했다. 정상적인 절차로 경매에 오른다면 3억원 안팎에 거래될 수 있는 작품이다.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12시 30분쯤 두 남성이 런던 남부의 한 교차로에서 뱅크시의 작품을 훔쳐 달아났다.
뱅크시는 이날 정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군용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 3개를 'STOP'이라는 문구가 쓰인 교통표지판 위에 그린 작품을 공개하며 자신의 작품임을 인증했다. 전쟁 도구가 된 드론과 교통표지판을 활용해 반전의 뜻을 담은 작품으로 보인다.
뱅크시가 작품을 공개한 지 채 한 시간도 되지 않아 대낮에 절도가 이뤄진 것이다. 이 절도는 뱅크시와 연관된 것은 아니다.
절도범은 복면도 쓰지 않은 채, 주변에서 지켜보는 시민들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절도 행각을 벌였다. 시민들은 작품을 떼는 이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얼굴도 분명하게 확인된다. 이들이 작품을 떼 도주하자 시민들은 "오 마이 갓", "짜증 난다"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도난 직후 경찰은 도난 사실이 신고됐고 이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표지판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로운 표지판도 설치됐다.
뱅크시의 작품은 이전에도 수차례 도난을 당한 바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는 2015년 파리 바타클랑 콘서트장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뱅크시의 그림을 훔쳐서 소지한 혐의로 30대 남성 3명이 수감됐다.
우크라이나에서도 키예프 외곽의 한 벽에서 뱅크시 벽화를 훔친 혐의로 8명이 구금됐다.
교통 표지판에 그려진 뱅크시의 작품은 지난 2017년 작품 '민간인 드론 공격'과 유사하다. 당시 작품은 드론 세 대가 어린이가 그린 집 그림을 폭격하는 듯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2017년 작품은 경매를 통해 20만5000파운드(약 3억 3800만원)에 낙찰돼 무기 거래 반대 캠페인에 기부됐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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