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벨(BCE Inc.)이 미국 광섬유(Fiber) 인터넷 제공업체인 지플리 파이버(Ziply Fiber)를 약 5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4일(월) 발표했다. 벨은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 전역으로 광섬유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발표 직후 벨 주가는 약 9.7% 하락한 40.47달러에 마감했다.
벨은 이번 인수로 Bell의 광섬유 네트워크를 미국으로 확대, 약 130만 가구에 추가적인 광섬유 연결을 제공할 예정이며, 지플리 파이버의 약 2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도 함께 인수하게 된다.
미르코 비빅 벨 대표이사는 미국을 “자연스러운 확장 시장”으로 언급하며, 이번 인수건으로 북미에서 세 번째로 큰 광섬유 네트워크 및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로서 벨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벨이 북미 광섬유 시장에 본격 진입할 기회를 제공하며, 회사의 ‘광섬유 우선 전략’과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주 커클랜드에 본사를 둔 Ziply Fiber는 워싱턴, 오리건, 아이다호, 몬태나 등 미국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서 광섬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수 후에도 별도 사업부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벨은 이번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메이플 리프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MLSE) 지분 37.5%를 47억 달러에 매각할 계획이다. 이 지분은 경쟁사인 로저스(Rogers Communications Inc.)에 매각되며, 해당 거래는 2025년 중반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커티스 밀렌 벨 재무이사는 “스포츠 자산에서 얻은 자금을 성장 잠재력이 큰 광섬유 자산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벨의 핵심 사업인 통신 사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헤르 야기 스코샤뱅크 통신∙미디어 분석 부문 상무이사는 이번 인수에 대해 “벨이 주로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캐나다 투자자들을 위해 성장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의아한 결정”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야기 이사는 최근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Verizon이 미국 내 광섬유 인프라 강화를 위해 프론티어(Frontier Communications)를 인수한 사례를 언급하며, 벨이 미국 내 무선 인프라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롬 듸브뢰이유 데자르댕(Desjardins) 통신업 분석 부문 부사장도 “이번 인수는 단기적으로 고비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북미 시장에서 광섬유 인프라를 강화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하며, 벨로서는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벨는 캐나다 내 규제 변화에 따른 투자 축소를 언급한 바 있다.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CRTC)는 대형 통신사들이 경쟁사에 자사 광섬유 네트워크 접근을 허용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이에 벨는 2024년과 2025년 국내 네트워크 투자 지출을 11억 달러 줄이겠다고 밝혔다.
벨의 이번 인수는 북미 광섬유 시장 확장과 성장 잠재력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국내 투자 감소에 따른 캐나다 통신 산업의 불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영택 기자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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