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피에르 폴리에브 연방 보수당 대표가 멜라니 졸리 연방 외교부 장관에 대해 “하마스 지지자들에게 아부하고 있다”고 비난한 후, 캐나다 하원에서 발언이 금지되는 처분을 받았다. 이는 폴리에브 대표가 세 번째로 의회에서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한 것에 따른 조치다. 이에 대해 보수당은 이를 정치적 편향의 결과라고 비판했으며, 자유당은 폴리에브 대표의 발언을 위선적이라고 규탄했다.
지난 8일(화) 오전, 그렉 퍼거스 연방 하원 의장은 폴리에브 대표가 이 발언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그날 남은 시간 동안 발언권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퍼거스 의장은 폴리에브 대표가 이미 두 차례 같은 이유로 처벌받았음을 강조하며, 이번 처벌이 세 번째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7일(월) 하원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중 발생했다. 폴리에브 대표는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팔레스타인에서 레바논까지, 곧 이스라엘은 사라질 것이다”와 같은 구호들에 대해 외교부 장관에게 해당 구호를 명확히 비난할 것을 요구했다. 이 구호는 반이스라엘 집회에서 종종 등장하며, 일부는 이를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정치적 요구로 해석하지만, 폴리에브 대표와 같은 보수 인사들은 이를 이스라엘의 파괴를 암시하는 반유대주의적 발언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졸리 장관은 폴리에브 대표의 요구에 대해 대응하기보다는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8명의 캐나다인을 추모하는 발언을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폴리에브 대표는 지속적으로 졸리 장관에게 해당 구호를 비난해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졸리 장관이 “하마스 지지자들에게 아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졸리 장관은 즉각 폴리에브에게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퍼거스 의장은 폴리에브 대표가 발언을 철회해야 한다고 명령했으며, 이는 과거 다른 의원이 폴리에브 대표 본인에게 유사한 비난을 가했을 때도 발언 철회를 요구했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의장은 또한 폴리에브 대표가 경험이 많은 정치인임에도 불구하고 하원 안에서의 예의를 세 차례나 실종했던 사실을 지적하며, 이번 처벌은 그의 행동에 대한 합당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폴리에브 대표는 8일(화)의 질의응답 시간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멜리사 랜츠만 연방 보수당 부대표가 대신 질문을 주도했다. 보수당은 퍼거스 의장의 이번 결정을 “민주주의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하며, 지지자들에게 퍼거스 의장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보수당은 퍼거스 의장이 과거 자유당 의원이었음에도 중립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며, 그가 자유당에 유리하게 편향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졸리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폴리에브 대표를 위선자라고 비난하며, 그가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운다고 주장하지만, 자신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 사건에는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졸리 장관은지난 2022년 초 오타와 중심가를 마비시킨 캐나다 트럭 시위(Freedom Convoy)에서 나치 깃발이 등장한 사건과 폴리에브 대표와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극우 성향의 유럽 정치인을 만난 사건을 언급하며 그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프랑스어로 슬로건을 비난하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졸리 장관은 자신이 이미 하마스를 비난했고 캐나다 정부가 하마스에 대한 제재를 가했다고 답변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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