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월드시리즈 제5차전에서 6대1로 완승하며, 팀 역사상 세 번째이자 1993년 이후 32년 만의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특히 ‘신예’ 트레이 예사비지(Trey Yesavage)가 보여준 눈부신 호투는 그야말로 영화보다 극적이었다.
“할리우드 각본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 울려 퍼진 수많은 ‘하이프 비디오(hype video)’와 관중의 함성은 이날 블루제이스 앞에서 무력했다.
3만 명이 넘는 홈 팬들 앞에서, 올해 스무 살의 예사비지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 볼넷 0, 12탈삼진의 완벽투를 펼쳤다. 이는
월드시리즈 사상 신인 투수 최다 탈삼진 기록으로, 그동안 블루제이스가 배출한 전설적인 투수 데이브 스티브, 후안 구즈만, 마르코 에스트라다의 포스트시즌 명경기와 나란히 회자될 만한 역사적 순간이었다.
예사비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관중들이 나를 야유했지만,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 에너지를 줬다”며 “이 모든 게 믿기지 않는다. 할리우드 영화보다 더 좋다”고 미소 지었다.
그의 담담한 한마디는, 시즌 초 A-리그에서 출발해 단숨에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오른 신인의 믿기 힘든 여정을 압축하고 있었다.
1회 초부터 ‘토론토 타선 폭발’
경기 시작부터 분위기는 블루제이스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선두타자 데이비스 슈나이더(Davis Schneider)가 블레이크 스넬의 첫 공을 그대로 좌측 담장 밖으로 넘기며 포문을 열었다. 곧이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Vladimir Guerrero Jr.)가 세 번째 공을 받아쳐 다시 홈런을 기록, 첫 이닝 만에 2점을 뽑아냈다. 경기 후 게레로는 “우리 팀에는 ‘히어로’가 없다. 모두가 제 역할을 할 뿐이다. 매 경기 서로를 믿고 나아가는 게 우리의 힘”이라고 말했다.
이날 스프링어의 부상 공백을 메운 슈나이더는 “조지(스프링어)가 항상 말하듯, 첫 공부터 준비하라는 말을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다저스의 실수, 블루제이스의 냉정한 응징
3회 말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으로 1점을 내줬지만, 블루제이스는 곧바로 응수했다. 4회 초 달튼 바르쇼가 우익수 앞 안타를 날린 뒤, 다저스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무리한 다이빙으로 공이 뒤로 빠지며 삼루타가 됐다. 이어 어니 클레멘트의 중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린 블루제이스는 이후 상대 투수진의 폭투와 수비 실책을 놓치지 않고 점수를 6-1까지 벌렸다.
팀 전체가 보여준 집중력은 시즌 내내 그들이 만들어온 “토론토식 야구”의 압축판이었다.
감독 존 슈나이더는 “이 팀의 진짜 강점은 믿음이다. 화려한 스타보다 서로의 역할을 확실히 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여기에 도달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팬들의 함성, 로저스센터로 돌아온다
이날 승리로 블루제이스는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며, 이제 남은 경기는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6차전과 필요시 7차전뿐이다.
오는 금요일 열릴 제6차전에서는 케빈 가우스먼이 선발로 나서 일본인 스타 요시노부 야마모토와 맞붙는다.
블루제이스 팬들에게는 1993년 조 카터의 ‘끝내기 홈런’ 이후로 가장 기다려온 순간이 될 전망이다. 한 팬은 SNS를 통해 “이번 시즌은 기적 그 자체였다. 마지막 한 경기만 이기면, 토론토는 다시 야구의 도시가 된다”고 적었다.
1993년의 그 감격이, 이번 주말 로저스센터에서 다시 펼쳐질지 캐나다 전역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