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무관세” EU 최후 제안에도 “불충분” > 뉴스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뉴스 경제 “상호 무관세” EU 최후 제안에도 “불충분”
경제

“상호 무관세” EU 최후 제안에도 “불충분”
꿈쩍 않는 트럼프

토론토중앙일보 2025-04-09 0
유럽연합(EU) 깃발과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가 급락 등을 합성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깃발과 관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가 급락 등을 합성한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유럽연합(EU)이 7일 미국에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는 보복관세 수위도 당초 계획보다 낮추기로 했다. 9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를 앞두고 내놓은 사실상의 최후 협상안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거절 의사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요나스 가르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실제로 (미국에)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마로스 셰프코비치 EU 집행위원회 통상 담당 위원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 무역장관 회의에서 “지난 2월 19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만나 자동차와 의약품, 고무, 기계 등 다양한 공산품의 관세 철폐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69954f0c-9f8f-454a-a08b-24494269fd5d.jpg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요나스 가르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 회의에서 EU 27개 회원국은 미국의 관세 조치를 되돌리기 위한 협상을 우선시하고, 성급한 대응은 자제하기로 합의했다. 미하우 바라노프스키 폴란드 경제부 차관은 “EU는 방아쇠를 쉽게 당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9일 표결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알루미늄·철강 관세 관련 보복 관세 수위도 낮췄다. 셰프코비치 위원은 보복 관세 규모가 260억 유로(약 42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보다 작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보복관세 대상에서 미국산 버번 위스키, 와인, 유제품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EU의 보복관세 명단에 버번위스키가 포함될 경우 모든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에 유럽의 주요 와인·위스키 생산 회원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우려를 제기해왔다.

시행 시기도 늦어질 전망이다. 관세 시행은 5월 16일부터 적용되며, 일부 품목은 12월 1일부터 발효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U는 이미 두 차례 철강·알루미늄 관세 보복 대응 시행을 연기했는데, 또 한 번 시기가 미뤄진 것이다.

EU는 이런 제안에도 협상이 결렬될 시 보복 대응에 나서겠다는 경고도 내놨다. EU 27개국은 협상 결렬에 대비해 EU 이익을 보호하는 수단도 마련해두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대응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셰프코비치 위원도 “EU는 끝까지 기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6ccf7087-0745-4027-836d-c8b90260bf1c.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제로 협상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이 기존 관세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도 문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의 공산품 무관세 제안이 충분한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지 않다”며 “EU는 20피트(약 6m) 위에서 차에 볼링공을 떨어뜨린 뒤 (차에) 흠집이 생기면 ‘팔 자격이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이런 규제를 만든 단 하나의 이유는 (다른 나라가) 그들에게 물건을 보내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EU에 3500억 달러(약 514조 원)의 (무역) 적자가 있는데 곧 사라질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 에너지를 살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U가 대미 무역 흑자를 없애지 않는 한 상호관세 철회는 없다고 시사한 셈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EU는 비관세 장벽을 낮출 거라고 확실히 말해 줄 수 있느냐”며 “19% 부가가치세(VAT)를 낮추고, 세계무역기구(WTO) 결정을 존중해 미국산 돼지고기와 옥수수, 소고기를 유럽 국가에 팔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발 상호관세 우려에 유럽 증시는 급락했다. 유럽 대형주 지수인 유로스톡스50은 전날보다 약 4.6% 하락한 4656.4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프랑스 CAC40(-4.78%), 독일 닥스(-4.13%) 등 주요국 지수도 급락했다.

EU 이외 국가들도 관세 여파 대비에 나섰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2030년까지 휘발유와 경유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종료한다는 정책을 유지하되, 제조업체의 전기차 판매 의무 일정과 과징금 규모 등을 완화하기로 했다. 하이브리드차와 내연기관 승합차는 2035년까지 판매할 수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가능한 상호관세(보복관세) 부과를 피하고 싶지만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EU와 중국이 오는 7월 정상회담을 개최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8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다가오는 7월 EU-중국 정상회담이 양측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EU와 중국이 협력할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