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와) 티프 맥클렘 연방 중앙은행 총재가 모기지가 없는 세입자들이 생활비 충당을 위해 신용카드 빚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맥클렘 총재는 24일(화) 캐나다 은행연합(Canadian Bankers Association) 연설에서 “모기지가 없는 가구 중 신용카드 한도의 90% 이상을 사용하는 비율이 과거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팬데믹 기간 동안 대부분의 신용 상품에서 연체율이 크게 감소했으나, 현재는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기지가 없는 세입자들이 팬데믹 이후 임대료 상승과 생활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신용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경제 전반에 걸쳐 금융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주택 모기지를 보유한 가구들은 팬데믹 이후 재정적 스트레스가 완만하게 증가했을 뿐이며, 모기지 연체율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택 소유자들은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신용 대출이나 신용카드 사용 비율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세입자들의 경우 임대료 상승이 캐나다 전역의 생활비 상승을 부추기고 있으며, 특히 풀타임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수입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적정 주거비로 간주되는 30% 비율을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맥클렘 총재는 이러한 상황이 사회적 불안정과 경제적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맥클렘 총재는 또한 캐나다 경제 성장률이 중앙은행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특히 신입 이민자와 청년층이 고용 시장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대부분은 세입자로, 임대료 상승과 취업난이 겹쳐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는 “고용 시장이 회복되길 기대하며,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방 중앙은행은 오는 10월 23일(수) 예정된 정책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4일(수),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하락 우려로 기준 금리를 세 차례 연속 인하해 현재 4.25%로 조정한 바 있다. 맥클렘 총재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달성한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앞으로도 1~3%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 연착륙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방 중앙은행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안전한 결제 시스템 보장을 위해 오는 11월 1일부터 애플 페이(Apple Pay)와 같은 3,000개 이상의 전자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가 등록 및 규정을 준수하도록 할 계획이다. 맥클렘 총재는 “새로운 감독 권한을 통해 사용자의 자금이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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