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인 캐나다 경쟁국(Competition Bureau)의 반(反)경쟁 행위 조사와 관련해 방대한 문서를 제출해야 하는 아마존 캐나다(Amazon Canada)가 법원 명령 기한을 맞추지 못하자, 연방법원 수석 재판관이 "최소 100명의 변호사를 고용했어야 한다"며 이례적인 비판을 했다.
(토론토) 연방법원 폴 크램튼(Paul Crampton) 수석 재판관은 이달 초 아마존 캐나다에 문서 제출 기한 연장을 일부 허용하면서도, 225만 건에 달하는 문서를 검토하기 위해 "최소 100명의 변호사를 고용했다면 15주 만에 작업을 마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크램튼 재판관은 구체적인 계산을 통해, 변호사 100명이 주 5일, 하루 10시간씩 근무하며 시간당 평균 30건의 문서를 검토한다고 가정할 경우, 변호사 한 명당 약 22,500건의 문서를 검토하게 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는 아마존이 법원이 지난 7월에 정한 90일 및 120일 기한을 맞추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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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처럼 신속히 했어야" 재판관은 특히 아마존 미국(Amazon US)의 사례를 지적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아마존 미국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의 소송에서 이미 비슷한 자료를 취합했으며, 당시 10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방대한 문서를 검토하는 데 투입되었다는 것이다.
크램튼 재판관은 판결문에서 "아마존 캐나다는 아마존 미국이 했던 것과 똑같이, 훨씬 더 빨리 했어야 했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한, 재판관은 "경험 있는 변호사라면 시간당 평균 30건의 문서를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아마존 캐나다가 법원의 생산 명령을 준수하는 데 8개월이 필요하다고 "끈질기게" 주장하며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만큼 부지런하게 진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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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 연장 일부만 인정… 조사 속도는 더 빨라질 듯 연방법원은 아마존의 추가 기한 요구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12월 15일 이후 기한 연장은 불가하다고 못 박았다. 이는 향후 조사 속도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현재 캐나다 경쟁국은 가격 정책뿐 아니라 리뷰·상품 노출 알고리즘이 소비자 선택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별도 조사 중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단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캐나다 온라인 유통 시장의 가격 구조 투명성과 공정성 전반을 다루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