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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본 그 순간... 프로·골프 정신 훼손한 김비오

2019-10-01 0
경기 도중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 소리에 격분해 손가락 욕설을 한 김비오. [JTBC 골프 화면 캡처]
경기 도중 스마트폰 카메라 셔터 소리에 격분해 손가락 욕설을 한 김비오. [JTBC 골프 화면 캡처]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다. 골프 규칙에서도 1장부터 '모든 플레이어는 골프의 정신에 따라 플레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에티켓이 중요하다. 골퍼, 갤러리, 관계자, 누구를 가릴 것 없다.




경기 도중 초유의 손가락 욕설

 
해외에서도 용납 못할 행동

 
상황 심각하게 본 KPGA, 상벌위 계획

 
남자 골프에 찬물 끼얹어






 
그런데 29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대구경북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골프계를 넘어 스포츠계에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16번 홀(파4)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던 김비오(29)가 티샷을 한 직후에 갤러리를 향해 손가락 욕설을 했다. 이어 드라이버로 땅을 내리찍으면서 격분하며 티잉 그라운드도 훼손시켰다. 
 

이 장면은 TV 생중계를 통해 고스란히 방영됐다. 현장에 있던 갤러리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상황을 본 시청자들은 "충격적이었다" "프로답지 못했다" "이런 선수는 퇴출돼야 한다"는 등 비판적인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이날 시즌 2승을 거둔 김비오는 카메라를 향해, 뒤이어 기자회견을 통해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KPGA는 30일 오후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비오의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해당 상황은 갤러리의 스마트폰 영상 촬영에서 비롯됐다. 이날 골프장엔 수천명의 갤러리가 몰렸다. 촬영 버튼을 누르는 순간 소리가 나는 국내 스마트폰의 특성상, 국내 골프 대회 중엔 운영 요원들이 "사진 촬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 많다. 이 문제로 경기 도중 골퍼와 갤러리 간에 실랑이가 간혹 벌어지기도 한다. 이날도 프로골퍼들의 샷을 담기 위해 일부 갤러리들이 스마트폰으로 연신 촬영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있었다. 갤러리의 스마트폰 촬영에 대한 논란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빈번하다. 미국프로골프(PGA)에서도 스마트폰 반입은 2011년 처음 허용했지만 아직 다수 대회에선 원칙적으로 경기 중 촬영이 안 된다. 이번 일에서 갤러리의 매너, 행동이 옳았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김비오는 프로골퍼다. 이 순간 화를 참지 못했고, 이유 여하를 막론한 비상식적인 행동이 나왔다. 현장에서 상황을 본 갤러리들에게, 생중계로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김비오는 모욕감을 안겼고, 골프의 정신을 훼손했다. 골프 팬 반응 중에선 "어린 아들과 TV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에게 무슨 상황이라고 설명할 지 난감했다"는 말이 있었다. 가족 단위로 골프를 즐기는 팬들이 늘고 있는 시대에 이번 행동 하나가 큰 상처를 남겼다. 스포츠계로 범위를 더 넓혀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국내 프로농구에선 2010년 외국인 선수 아이반 존슨이 상대 감독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영구 제명된 바 있다.

 

김비오는 해당 상황에 대한 모든 걸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4~5홀 남기고 몸이 힘든 상황이어서 캐디가 날 독려했다. 그랬던 상황에서 백스윙이 내려오는 순간에 카메라 소리가 났다. 우승을 다투던 상황에서 예민했던 나머지 나도 모르게 손가락 욕을 했고, 화를 참지 못해 코스를 훼손했다"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감정 표현에 대해 솔직한 편이다. 그 순간에 참았어야 했는데 아쉬운 대처를 했다"고도 했다.
 

김비오의 불미스러운 행동에 난감해진 건 여럿이다. 2016년 창설된 이 대회는 대구·경북 지역 골프 팬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했고, 주말 수천명의 갤러리에 함박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대회 말미에 갑작스럽게 터진 일에 난처해졌다. 이우진 KPGA 운영국장은 "당혹스럽다. 선수 에티켓뿐 아니라 TV 미디어 중계, 스폰서에 대한 문제 등 여러가지가 함께 엮여있는 사안이 됐다. 골프계 내부적으로 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여자 골프에 비해 흥행 면에서 밀려있는 국내 남자 프로골프에도 이 행동 하나가 찬물을 끼얹었다.

 
구미=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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