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요리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만들기 쉽고 맛있는 레시피를 잇달아 선보여 화제가 된 배우 류수영(45·본명 어남선)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학교 강단에 섰다. 데뷔 26년 차 배우가 아닌 '셰프'로서 한식 관련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류수영은 이 대학에서 열린 '한국 음식 콘퍼런스'에 이날 요리 인플루언서 '어남선생'(류수영 본명에 선생을 합친 별칭) 자격으로 참석했다.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 교수)와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개최한 세미나에는 류수영을 보기 위해 150여명의 청중이 몰려들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요리 경험과 철학을 소개했다.
스탠퍼드에서 그는 "저에게 배우와 셰프는 이제 엄마냐 아빠냐의 느낌으로 비슷한 것 같다"며 "방송에서 요리한 지 4년 됐는데, 2년 전부터는 직업적 의무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 때문에 머리에서 쥐가 난다"며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만들 수 없다. 연기는 내 스타일대로 하면 되지만 밥은 내 스타일대로만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수영은 '가장 좋은 요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만드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행복한 요리"라며 "하는 사람이 너무 힘들면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식의 세계화에도 이 같은 '심플 전략'이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유튜브 댓글에는 한식 메뉴를 언급하며 '보다 간편한 레시피로 바꿔달라'는 영어 요청이 쏟아진다"며 "그래서 레시피를 연구할 때 조리 과정을 대폭 축소하고, 생소한 식재료는 과감하게 생략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수영은 그동안 290여개에 달하는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했다고 했다. 그는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도 있지만 다행히 한식은 김치만 300종을 넘어 여전히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레시피를 위해 "박하선씨(아내)가 말도 안 되게 많이 먹는다"며 "제육볶음만 3∼4주를, 닭갈비는 일주일을 먹었다"고 웃었다.
또 '요리의 사업화' 관련해 묻자 그는 "크게 생각 안 해봤다"며 "돈을 많이 버는 것은 근사할 수 있는데, 아티스트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장사 전선에 나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여전히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인기를 끌면서 느끼는 부담감이나 의무감에 대해선 "직업적인 것은 다 힘들다"면서도 "그래도 재미있다. 행복한 순간이기 때문에 불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에는 해외에 나가서 요리하는 프로그램을, 오는 9월에는 1년 만에 드라마를 촬영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험한 곳에 가서 현지 재료로 한식 비슷한 것을 만든다"며 "(고추)장 등 몇 가지만 챙겨가서 현지 재료로 뭔가를 뚝딱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기를 하면 요리를 하고 싶고, 요리를 하면 연기를 하고 싶다"며 "앞으로 가능하다면 두 개 모두를 죽으라고 해보려고 한다"고 언급해 큰 박수를 받았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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