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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 규범 위반?" 묻자
말 돌린 미국명문대 총장들

토론토중앙일보 2023-12-08 0
사진출처 = 프리픽
사진출처 = 프리픽

(국제) 반(反)유대주의 관련 청문회에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미국 명문대학 총장들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매길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총장, 클로딘 게이 하버드대 총장, 샐리 콘블루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총장이 교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세 총장은 전날 연방 하원 교육 노동위원회의 반유대주의 관련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공화당 엘리즈 스테파닉 의원은 '유대인을 학살하자'는 일부 학생들의 과격한 주장이 대학의 윤리 규범에 위반되는지 질문하며 "'예·아니오'로 답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매길 총장은 "그런 위협이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면 괴롭힘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유대인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를 부추기는 게 유펜 행동 강령에 위배되는지 묻자, 매길 총장은 "상황에 따라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CNN은 이날 매길 총장뿐 아니라 게이 총장, 콘블루스 총장도 유대인 제노사이드를 요구하는 발언이 대학 강령에 위반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국 각계에서는 이들 총장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유펜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이사회 의장인 마크 로완 아폴로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대학 이사회에 "더 이상 학교의 명예를 손상할 수 없다"며 매길 총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유펜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시 샤피로 주지사는 이날 "유대인뿐 아니라 어떤 인종에 대한 학살도 허용해선 안 된다"며 매길 총장을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매길 총장 진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펜 이사회 소집 필요성도 언급했다.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세 총장 모두 "불명예스럽게 사임해야 한다"면서 "청문회 내내 세 사람은 적대적인 증인처럼 행동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회사 CEO가 비슷한 대답을 했다면 그는 1시간도 안 돼 끝장났을 것"이라며 "당시 답변은 총장들의 심각한 도덕적 파산 상태를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도 이날 "부끄럽다"면서 "미국 학계 역사상 가장 비열한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청문회 하루 뒤인 6일 CNN에 "그것은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제노사이드 요구라는 사악한 일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총장들은 해명에 나섰다.

게이 총장은 이날 "유대인을 비롯해 어떤 종교·인종에 대해서도 폭력이나 학살 등을 부추기는 행위는 하버드대에서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교내에서 유대인 학생을 위협하는 자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매길 총장도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게시한 영상에서 "유대인 제노사이드를 부추기는 건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폭력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는 점에 미처 집중하지 못했다"면서 "그것은 악이다. 분명하고 간단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대인 제노사이드를 요구하는 건 괴롭힘이나 협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T는 아직 관련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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