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정장이 있기는 하냐”고 조롱 받자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우리도 ‘정장’이 있습니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리며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인들은 그들만의 정장을 갖고 있다”며 여러 사진을 공유했다.
게재된 사진들은 장비를 갖춘 군복을 입은 군인들, 피 묻은 수술복을 입은 의사, 전투기 조종사, 폭격당한 아파트에서 민간인을 데리고 나오는 구조대원, 구급상자를 든 의무병, 러시아 폭격을 받은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모습 등이 담겼다.
사진 SNS 캡처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수십만 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의 집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한 사무복을 군복으로 바꿔 입었다”며 “어떤 이들에겐 일상의 복장이 평생의 사명, 희생, 인명 구조의 상징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 속에서 우크라이나의 정장은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최고의 품격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SNS 캡처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어두운 카키색의 군복 스타일의 복장을 고수해왔다. 이날은 우크라이나의 상징인 삼지창이 왼쪽 가슴에 새겨진 검정 긴팔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었다. 평소보다는 다소 격식을 차린 듯한 옷차림이었지만 정장은 아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 악수하며 “오늘 잘 차려입었네”라며 비꼬듯이 발언했다.
특히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보수 성향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 기자는 젤렌스키에게 “왜 정장을 입지 않았나? 당신은 이 나라의 최고위급 사무실에 있으면서 정장을 입기를 거부했다. 정장이 있기는 하냐”라고 조롱하는 투로 질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질문에 “이 전쟁이 끝나면 정장을 입겠다. 아마 당신과 같은 것이나 더 좋은 것, 혹은 더 저렴한 것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국민들도 소셜미디어에 “우리도 ‘정장’을 갖고 있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정장이다”라는 밈과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사진 SNS 캡처
우크라이나 전투기 조종사인 멜라니아 폴돌야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 모두가 정장을 입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인을 죽이는 것을 멈출까요?”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우크라이나 코미디언인 안톤 티모셴코도 엑스에서 최근 보수주의행동회의(CPAC) 행사에 참석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바지가 종아리까지 올라가 있는 사진을 게재하며 “이런 사람들이 정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사진 SNS 캡처
이 밖에도 의무병으로 자원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는 한 미국인 여성은 엑스에 군복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면서 밴스 부통령을 향해 “여기 내 정장”이라고 적었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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