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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패배는 영원히 아플 것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월드시리즈 7차전 통한의 패배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11회초 윌 스미스의 솔로 홈런, 32년 만의 우승 꿈 무산
[X @MLB 캡쳐]
[X @MLB 캡쳐]
LA 다저스의 축하 군중 들 가운데 블루제이스 커크의 부러진 배트만 그라운드에 그대로 남아있다 [Instagram @blujayscenter 캡쳐]
LA 다저스의 축하 군중 들 가운데 블루제이스 커크의 부러진 배트만 그라운드에 그대로 남아있다 [Instagram @blujayscenter 캡쳐]
(토론토) 토론토의 가을, 침묵으로 끝나다
토론토의 뜨거운 가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11월 1일 밤, 로저스센터를 가득 메운 4만여 명의 팬들은 3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말을 잃었다. 블루제이스가 다저스에 5대 4로 패하며,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눈앞에서 놓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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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BlueJays]

자정을 넘긴 시각, 함성은 멈췄고 팬들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수들의 표정에도 충격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놓쳤다는 아쉬움, 그리고 “이건 우리의 해였다”는 믿음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결정타는 윌 스미스의 한 방
경기의 운명을 바꾼 장면은 연장 11회 초 두 아웃에서 나왔다. 다저스의 포수 윌 스미스가 셰인 비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그 순간 경기장은 얼어붙었다.
이 홈런은 단순한 결승타가 아니었다. 그것은 제이스 팬들이 1993년 이후 간직해온 꿈을 무너뜨리는 결정타였다. 스미스의 홈런 이후 블루제이스는 더 이상 반격하지 못했고, 결국 5-4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믿었던 세 투수’, 결정적 순간에 무너졌다
가장 뼈아픈 점은, 그 세 개의 홈런이 모두 제이스의 ‘신뢰받던 세 투수’에게서 나왔다는 것이다.
루키 스타 트레이 예사비지는 8회, 불펜에서 처음 등판해 맥스 먼시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어 9회에는 마무리 제프 호프먼이 미겔 로하스에게 동점 홈런을 맞으며 세이브를 날렸다. 그리고 연장에서는 셰인 비버가 윌 스미스에게 통한의 결승 홈런을 내줬다.
시리즈 내내 철벽이던 세 투수였기에, 이 장면은 팬들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역지 칼럼니스트 스티브 시먼스는 “홈런 세 개가 세 명의 최고 투수에게서 나왔다. 그것이 이 패배가 더 아프고, 오래 남을 이유”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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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Toronto Blue Jays]

“이 팀은 달랐다” 감독의 자부심과 아쉬움
감독 존 슈나이더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든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올 시즌 우리는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2025년 블루제이스는 확실히 이전과 달랐다. 정규시즌 94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를 제패하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완파했다.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를 극적으로 제압하며 토론토 전역을 환호로 물들였다.

‘팀 전체가 만든 드라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수비에서 4차례나 결정적인 다이빙 캐치를 선보이며 ‘수비의 핵’ 역할을 했고, 알레한드로 커크와 어니 클레멘트는 포스트시즌 내내 타격감이 절정이었다. 클레멘트는 역대 MLB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조지 스프링어는 마지막 경기에서도 3안타를 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고, 보 비셋은 부상 투혼 속에서 3회 시즌 마지막 홈런을 터뜨리며 관중의 눈시울을 적셨다. 심지어 백업 내야수 애디슨 바저는 네 차례나 출루하며 시리즈 후반의 숨은 영웅으로 떠올랐다.

‘거의 완벽했던 시즌’의 불완전한 결말
경기 초반까지만 해도 제이스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다. 3-0, 4-2로 리드하며 팬들은 이미 퍼레이드를 꿈꿨다. 그러나 야구는 끝까지 가봐야 하는 경기였다. 8회부터 서서히 무너진 리듬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호프먼이 9회 홈런을 맞고 마운드에서 고개를 숙일 때, 덕아웃의 베테랑 투수 크리스 배싯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하늘만 바라봤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 순간부터 표정이 굳어 있었다. “이건 우리가 알던 제이스가 아니다” 팬들조차 그렇게 느꼈다.

그래도 남은 건 자부심
비록 트로피는 다저스의 손에 넘어갔지만, 팬들의 마음속에는 ‘가장 사랑받은 팀’으로 남았다. 경기 후 수천 명의 팬이 눈물을 훔치며 자리를 떠났지만, 누구도 야유하지 않았다. 대신 서로를 위로하며 “내년에 다시 오자”고 말했다.
토론토 전역의 식당과 바에서는 마지막 이닝이 끝난 후에도 TV 앞에서 자리를 뜨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이는 “이 팀은 결국 우리에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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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cityoftoronto]

‘Almost Toronto’의 또 다른 장면
토론토 스포츠 역사에는 늘 ‘거의’의 순간이 있었다. 1993년 이후 끊긴 우승, 2019년 랩터스의 영광, 2022년 맵플리프스의 부활, 그리고 이제 2025년 블루제이스의 눈물까지.
이번 패배는 단지 기록이 아니라 감정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 ‘거의 이겼던’ 그날의 침묵은, 언젠가 진짜 환호로 바뀔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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