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0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도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8일 오후 3시 시민단체 촛불행동 측은 국회의사당역 5번 출구 인근 도로에서 ‘윤석열 즉각 탄핵! 즉각 구속!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하라’ 등의 팻말을 든 시민들이 국회 앞 도로 500m가량을 가득 채웠다. 주최 측 추산 10만명, 경찰 추산 1만 3000명이 참석했다. 평소 일요일에 모이는 평균 집회 참여 인원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많은 수치다.
8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신혜연 기자
핫팩과 패딩 점퍼 등으로 무장한 시민들은 특히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이 폐기된 된 데에 분노했다. 서울 강동구에서 온 김모(40)씨는 “설마했는데 탄핵안 표결도 못 했다는 사실에 너무 화가 나서 집회에 나왔다. 윤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계속 참석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1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이돌 콘서트에 사용하는 응원봉을 흔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친언니와 온 정모(28)씨는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응원봉을 촛불 대신 가져왔다. 꺼지지 않는 불이라는 뜻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에 힘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외에 아이돌 그룹 트레저 팬의 하늘색 응원봉과 보석 모양의 샤이니 응원봉 등도 집회장에 등장했다.
8일 집회에 등장한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 응원 형광봉. 신혜연 기자
추운 날씨에 집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위해 커피 등을 선결제한 시민들도 있었다. 이들은 SNS 등에 카페·식당 주소와 메뉴 등을 올려놓고 “몸을 녹일 때 이용하라”고 했다. 한 X(옛 트위터) 이용자는 “여의도 집회 참여자를 위해 카페에 커피 50잔을 선결제 해두었다. 집회 용품을 보여주고 마시면 된다”고 안내했다.
여의도뿐 아니라 서울 도심 전역에서 집회가 진행됐다. 오전 11시에는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이날 전국주일연합예배를 열고 윤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주최 측은 약 1만명이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진행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 주최측은 10만명, 경찰은 1만 3000명이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신혜연 기자
오후 2시에는 서울 마로니에공원 정문 앞에서 서울대병원전공의협의회가 ‘의료계엄 규탄 집회’가 500명 규모로 열렸다. 이날 시위대는 ‘행정명령 처벌 대상 젊은 의사 짓밟혔다’, ‘기본권 수호! 의료 개악 철회하라’ 등의 푯말을 들고 등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신경외과 사직전공의 우병준 서전협 비대위 공동비대위원장은 “계엄사령부 포고문 제5조엔 전공의 같은 파업 중인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처단’ 의지가 드러나 있다”며 “누가 작성하도록 지시했는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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