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 남성 이 자살 키트를 판매해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그의 변호인단이 캐나다 대법원에 자살 방조가 살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제기하며 사건 개입을 요청했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의 자살 방조 및 살인죄 법률 해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케네스 로(57)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2023년 5월, 독성 물질을 포함한 자살 키트를 온라인으로 판매한 혐의로 체포됐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로는 자살을 목적으로 하는 제품들을 판매하는 여러 온라인 상점을 운영하며, 1,000개 이상의 자살 키트를 전 세계에 발송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가 판매한 물질(아질산나트륨, sodium nitrite)을 사용해 온주에서만 14명이 사망했으며, 이와 관련된 전 세계 사망자 수는 13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24년 1월 로에게 14건의 1급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으며, 피해자들은 16세에서 36세 사이로 확인됐다. 로는 당초 자살 방조 혐의로 기소됐으나, 검찰은 그의 의도가 명백하게 사망을 유도했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로의 변호인단은 “자살 방조는 살인이 아니다”라며, “로는 피해자들이 자살할 당시 현장에 없었고, 그들을 속여 자살하게 만든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자살을 목적으로 한 독성 물질을 발송했으나, 이를 자발적으로 복용한 사람들의 사망을 로가 직접 초래했다고 보는 것은 형법의 해석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로의 형사 사건에 대한 항소가 아닌, 캐나다 대법원에서 자살 방조가 살인죄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법적 해석을 다투는 건이다. 검찰은 자살 방조와 살인죄의 법적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이 온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살인 사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의 변호인단은 대법원에 개입을 요청하며 “로가 판매한 제품이 자살을 의도한 사람들에게 사용되었음을 알았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를 살인으로 간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로는 14건의 1급 살인 혐의와 자살 방조 혐의로 기소되어 있으며, 살인 혐의가 인정될 경우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자살 방조 혐의는 통상적으로 2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된다. 로의 형사 재판은 2025년 9월에 열릴 예정이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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