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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부패 의혹에 의회 마비
보수당, 정부 문서 제출 요구하며 논쟁 지속

김태형 기자 0
캐나다 연방 의사당(Parliament of Canada) 전경. 연방의회 공식 홈페이지 제공
캐나다 연방 의사당(Parliament of Canada) 전경. 연방의회 공식 홈페이지 제공
(캐나다) 캐나다 하원이 지난 일주일 동안 연방 자유당과 연방 보수당 간의 격렬한 논쟁으로 인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보수당은 자유당이 정부 자금이 잘못 사용된 환경 기술 프로젝트와 관련된 문서를 제출하지 않으려 한다며, 이는 “부패”라고 주장했다.

보수당 소속 앤드류 시어 하원 원내대표는 자유당이 하원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며, 정부 자금이 잘못 사용된 프로그램을 둘러싼 문서 제출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수당은 이 프로그램을 “그린 슬러시 펀드”라 명명하며, 수억 달러의 연방 자금이 환경 기술 프로젝트에 부적절하게 사용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주 그렉 퍼거스 하원의장은 정부가 관련 문서를 제출하라는 하원의 명령을 완전히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퍼거스 의장은 정부에 즉시 문서를 제출하라는 명령 대신, 해당 문제를 위원회에 회부해 조사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시어는 동의안을 제출하여 하원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하도록 하였고, 이후 하원은 문서 제출을 둘러싼 논쟁으로 지속적인 마비 상태에 빠졌다.

시어 원내대표는 3일(목)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이 문서를 캐나다 연방경찰(RCMP)에 넘기기보다는 의회를 멈추게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비판하며, 정부가 문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의회에서의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당은 RCMP에 문서를 제출하라는 보수당의 요구가 의회와 사법부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며 반대했다. 자유당 하원 원내대표 카리나 굴드는 보수당이 의회의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것은 보수당이 의회를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굴드는 보수당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의회 운영을 방해하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시어 원내대표는 헌법이 정부를 국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부를 감시하고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장치라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은 보수당이 과거 집권하던 시절에도 유사하게 발생한 적이 있다. 2009년 당시 스티븐 하퍼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포로 고문과 관련된 문서 제출을 거부하며, 야당이 제출을 요구하는 동의안을 통과시킨 후 의회를 수개월 동안 정회시킨 바 있다.

이번에도 자유당 정부는 지난 봄 감사원의 보고서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지속 가능 개발 기술 재단(Sustainable Development Technology Canada)’을 폐지했다. 감사원은 조사 결과, 자금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으며, 이해 상충 문제로 인해 규정 위반 사례가 9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윤리위원회는 재단의 이사장이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결정을 내렸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원은 9월 중순 의회가 재개된 이후 거의 끊임없이 혼란 상태에 빠져 있다. 보수당은 이미 두 차례 자유당 소수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시도했으나, 다른 야당의 지지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은 앞으로도 불신임 투표를 계속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브-프랑수아 블랑셰 연방 퀘벡 블록(Bloc Québécois) 대표는 3일(목)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의회 내 “민주주의에 대한 무례”를 강하게 비판하며, 퀘벡 블록 의원들이 진지하게 질문을 제기하는 유일한 당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보수당은 마크 카니 전 연방 중앙은행 총재의 자유당 고문 임명이 윤리 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자유당 연찬회에서 카니 전 총재가 경제 성장 태스크포스 의장으로 임명된 바 있으며, 이는 총리와 자유당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마크 홀랜드 연방 보건부 장관은 보수당이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은 캐나다인을 비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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