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의 전 총리 장 크레티앵(Jean Chrétien) 은 최근 각 주정부들이 헌법상의 ‘권리제한조항(Notwithstanding Clause)’을 남용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이 조항은 사소한 사안이 아니라, 사법부가 지나치게 개입했을 때 정치가 균형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설계된 것”이라며 “지금은 그 본래 의미가 퇴색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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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사법 견제 장치…이제는 남용의 도구”
크레티앵 전 총리는 1981년 법무장관 시절, 캐나다 권리와 자유 헌장(Charter of Rights and Freedoms) 에 이 조항을 포함시킨 인물이다. 그는 “지금의 주정부들은 ‘사소한 이유(marginal reasons)’로 권리제한조항을 발동하고 있다”며 “그것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조항은 주 의회가 헌장 일부 조항을 최대 5년 동안 무효화할 수 있게 하는 예외 규정으로, 최근 앨버타주가 교사 파업을 중단시키기 위해, 그리고 퀘벡·온타리오·서스캐처원주가 각각 다른 이유로 이 조항을 발동하면서 전국적 논란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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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후퇴…특히 미국의 상황 우려”
크레티앵 전 총리는 토론토에서 열린 ‘저널리스트 포 휴먼라이츠(Journalists for Human Rights)’ 행사에서,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해 있으며, 특히 미국의 현 상황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된 지 1년이 된 시점에서 “국가방위군(National Guard) 을 주요 도시 시위 진압에 투입한 것은 매우 나쁜 신호”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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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정부, 현명하게 대응하고 있다”
크레티앵은 현 마크 카니( Mark Carney ) 정부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 대체로 만족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및 병합 위협(annexation threats) 에 “캐나다가 더욱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Bill Clinton)과 조찬을 함께 했다고 밝히며 “이번 뉴욕 시장 선거 등 민주당의 승리가 미국 내 시민의식이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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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알린이 내 생명을 구했다”
대화 중 크레티앵은 1995년 퀘벡 분리 독립 국민투표 직후 일어난 암살 미수 사건도 회상했다.
그는 “한밤중에 낯선 남성이 관저(24 서섹스 드라이브)에 침입했지만, 아내 알린(Aline)이 문을 잠그고 조각상을 들고 버텨준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며 “그녀는 내 인생의 동반자이자 진정한 영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3년 이라크 전쟁 불참 결정 역시 “아내 알린의 영향이 컸다”고 밝히며, “그녀가 아니었다면 캐나다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했을지도 모른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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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국의 쇠퇴기…캐나다 외교 복원해야”
크레티앵 전 총리는 “지금은 ‘미국 제국의 쇠퇴기(decline of the American empire)’에 해당하는 시점”이라며 “캐나다는 국제사회에서 잃어버린 외교적 입지를 회복하고, 전 세계와의 관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