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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뜨는 '곡자 경제' 무슨 말일까?
‘90조 원 규모’

토론토중앙일보 2024-12-10 0
"곡자 경제(穀子經濟)"
중국의 젠지(GenZ)들은 가방에 키링이나 배지를 다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의 젠지(GenZ)들은 가방에 키링이나 배지를 다는 것이 유행이다

(국제) 중국의 최신 신조어로, 뜻으로 풀자면 ‘곡자(穀子)’는 곡식의 일종인 ‘조’를 뜻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지만, 중국어 원어로 발음해 보면 단번에 추측이 가능해진다. ‘곡자(穀子)’의 중국어 발음은 ‘구쯔(gǔzi)’, 영문의 굿즈(Goods)를 음역한 말이다. 원래 현지에서 굿즈는 ‘주변 상품(週邊產品)’이란 단어로 많이 표현했지만, 갈수록 음역한 ‘구쯔’란 용어가 점차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최근 중국에서 이 ‘곡자 경제’, 다시 말해 ‘굿즈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관련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자본 시장에서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굿즈 경제는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아이돌스타 등 각종 IP(지식 재산권)에서 파생된 키링, 배지(Badge), 마그넷, 인형, 포스터 등등 굿즈를 기반으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 및 시장을 가리킨다. 업계 전문가들은 ‘굿즈 경제’가 더는 무시할 수 없는 신흥 시장이며, 향후 5000억 위안(약 9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관측한다.

중국 젠지가 굿즈에 빠진 이유 
한국과 마찬가지로 요즘 중국의 젠지(GenZ)들은 가방에 키링이나 배지를 다는 것이 유행이다. 중국 매체 펑파이신원(澎湃新聞)과의 인터뷰에서 한 청년은 “주변의 친구들이 장식용으로 키링과 배지를 많이들 달며, 수천 위안을 주고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굿즈 구매 문화가 최근 들어 유행인 원인은 무엇일까.

현지 업계 관계자는 젠지가 중국의 소비 주력군으로 부상한 가운데, 정서와 취미를 위한 이들의 소비 습관이 굿즈 경제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서브컬처나 스타의 굿즈를 구매하려는 소비 집단이 갈수록 늘면서, 굿즈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또한 IP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크로스오버 콜라보를 통한 제품 개발 방식으로 팬을 끌어모으는 마케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SNS와 숏폼 동영상의 인기는 서브컬처와 굿즈 문화가 널리 확산할 수 있는 채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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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에서 ‘굿즈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첸잔산업연구원(前瞻產業研究院)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서브컬처 시장의 규모는 이미 2100억 위안(약 40조 원)을 돌파했으며, 그중 콘텐트 시장 규모만 1100억 위안(약 21조 원)을 넘어섰다. IP 관련 굿즈 시장은 이보다 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16년 53억 위안(약 1조 원)에서 2023년 1024억 위안(약 19조 9300억 원)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연평균 복합 성장률은 52.7%에 달한다.

콘텐트 산업 애널리스트 장수러(張書樂)는 이에 대해, “중국의 굿즈 경제는 아직 성장 초기에 불과하며, 주류 서브컬처 IP는 여전히 일본과 한국 및 유럽과 미국 위주”라고 지적했다. 중국 내 유명한 IP의 영향력은 아직 약한 편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로 1선 대도시 소비자와 랜덤박스, 카드, 코스프레 등의 방식에 국한돼 있다고 덧붙였다.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 견인
‘중국 서브컬처 콘텐트 업종 백서(中國二次元內容行業白皮書)’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서브컬처 이용자 규모는 4억 9000만 명에 달했으며, 그중 핵심 이용자는 1억 20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이용자의 굿즈 구매 수요가 굿즈 경제의 발전을 촉진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미호요(米哈游)의 게임 ‘원신(原神)’ IP 상품의 경우, 특히 배지가 불티나게 팔리며 단일 매장 판매량이 500만 개가 넘는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기관 추정 시장 규모 90조 원 이상
중국 굿즈 경제의 산업망에 대해, 애널리스트 양화이위(楊懷玉)는 “주로 IP 창작이 전 산업망의 출발점이 되며, 오리지널 콘텐트 창작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텐센트(騰訊), 넷이즈(網易), 비리비리(嗶哩嗶哩)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IP 라이선스를 관리하는 알파엔터(奧飛娛樂), 판타와일드(華強方特)등과 IP를 실제 굿즈로 만드는 팝마트(泡泡瑪特), 52TOYS 등의 기업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밖에, 틱톡(抖音), 콰이서우(快手) 등 플랫폼은 IP 콘텐트 를 이용자들에게 배포하는 채널로서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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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 경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중국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굿즈 경제가 주목을 받으면서 중국 오프라인 매장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지고 ‘이성 소비(理性消費)’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유독 IP 팝업 매장에는 오픈런 줄이 늘어설 만큼 소비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백화점, 쇼핑몰 등 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인기 IP 팝업 매장을 유치하거나, 아예 서브컬처 위주로 쇼핑몰의 전체 테마를 전환하기도 한다.

펑파이신원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上海)의 바이롄ZX(百聯ZX創趣場)는 중국 최초 대형 서브컬처 쇼핑몰로 탈바꿈하면서 해외 관광객까지 방문하는 핫플이 됐다. 고객 유동량은 최대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9월 26일 문을 연 청두(成都)의 톈푸 국제 만화성(天府國際動漫城)은 올해 국경절 연휴 초반 단 3일 만에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우한X118(武漢X118)의 관계자도 “쇼핑몰을 만화와 게임 중심으로 전환한 후 유동량이 10배 가까이 상승하고, 매출도 동기 대비 50%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IP와 굿즈 경제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의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나온다. 잠깐의 열풍에 힘입어 유입량을 늘렸을 뿐, 이미 일부 문을 닫고 폐업하는 매장들도 서서히 나오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분석이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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