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올해 말까지였던 한국 포함 45개국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 기한을 오는 2026년 12월 31일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발표하고, 스웨덴을 대상국에 추가로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해 유럽 외교 안보 전문 매체 '모던디플로머시(Moderndiplomacy)는 “중국이 관광업 발전과 글로벌 관광객의 대중국 이해를 촉진하기 위해 실행한 중요한 조치”라고 보도하며, “경제, 문화, 여행, 교육 등 분야에서 국제 협력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기대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 2024년 11월 8일부로 깜짝 시행됐던 중국의 무비자 정책 시행 1주년을 맞이한 지금, 그동안 거둔 성과는 무엇이며 기한 연장 이후 앞으로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 들여다본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경기 활성화
로이터 통신은 중국의 무비자 정책 확대 시행 이후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면서 관광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이민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중국 전역 이민관리기관의 검사를 거친 출입국 인원은 총 3억330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8%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무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1364만 명으로, 동기 대비 53.9% 증가했으며,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1.2%를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무비자 대상이 된 한국인 관광객(대한민국 여권 소지자)의 중국 입국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국내 유수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방문객은 약 199만 명으로, 전년 동기 (141만4053명) 대비 40.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본 방문객의 증가율과 비교하면 8배에 달할 만큼, 1년 사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밖에도 중국의 비자 면제 정책은 비즈니스 교류를 비롯해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박람회 및 문화 행사에 수많은 한국인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데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 우캉맨션. 바이두바이커 이처럼 중국의 무비자 정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침체됐던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중국의 경기 부양에도 일조했다는 평가다. 세계여행관광협의회(WTTC)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활력 있는 여행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2025년 중국 관광산업은 국가 경제에 약 13조7000억 위안(약 2800조원)을 기여하며 사상 최고점을 경신할 전망이다. 또한 830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떠받치고 있는 중국의 관광산업은 올해에만 130만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올해 중국에 입국한 글로벌 관광객의 소비 규모는 지난해(6714억 위안, 137조원)보다 약 330억 위안(6조7400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13%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5조 8000억 위안(1185조원)이었던 중국 국내 관광 소비는 올해 7조 위안(143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 여행 장벽과 편견 허무는 계기
무비자 정책 시행 후 1년, 한국인 관광객에게 인기였던 중국 도시로는 칭다오와 상하이가 손꼽힌다. 비자 신청이라는 장벽이 사라지자 중국은 가성비 좋은 해외 여행지로 급부상했고, 칭다오와 상하이는 각각 근거리와 관광객 친화적이라는 강점에 힘입어 최우선 선택지로 낙점됐다.
상하이 와이탄 전경. 바이두바이커 우선 산둥반도에 위치한 칭다오는 한국에서 비행편으로 1시간 반 정도면 도착한다는 지리적 이점을 토대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년 사이 칭다오 공항을 통해 중국에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63.3% 늘어난 약 36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1%에 달하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중 무비자 정책 수혜로 입국한 한국인 관광객은 29만7000명으로, 휴양 및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한 경우가 87%에 달했다.
상하이도 중국 무비자 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도시 중 하나다. 무비자 정책 첫 시행 이후인 2024년 11월~12월 두 달 동안 상하이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상하이 문화여행국은 밝혔다. 2024년 12월 기준, 연간 숙박 관광객 44만6000명을 기록하며, 11월 이전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가장 많았던 미국·일본 관광객을 제치고 2024년 상하이 방문 외국인 관광객 1위 국가로 올라섰다.
QR코드로 결제하는 장면. 연합조보 대도시의 화려함과 아름다운 야경, 쇼핑과 맛집, 디즈니랜드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하이는 2030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지난 1년 사이 유튜브와 각종 SNS에도 상하이 여행 관련 게시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인기 유튜버의 상하이 여행 브이로그 등 각종 여행 후기도 한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특히 간편결제와 차량호출 앱, QR 주문의 편의성 덕분에 언어 장벽을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고, 중국 내 타 도시에 비해 위생 수준이 양호하다는 평이 많다. 결론적으로 무비자 정책은 ‘인생 최초 중국 여행’을 시도하고, 이로써 중국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편견을 허무는 계기가 된 셈이다.
한편, 한국 정부도 지난 9월 29일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3인 이상 여행사 모집)에게 최대 15일 무비자 입국을 한시 허용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경주 APEC 개최 당시 중국 시진핑 주석이 11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고, 당시 한중 정상회담에서 문화적 교류 활성화의 조짐이 비춰지는 등 한중 관계의 훈풍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이번 무비자 연장과 더불어 항공 노선 재개, 지역 협력 프로젝트 증가에 힘입어, 오는 2026년에는 한중 간 교류가 한층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