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주 의회에서 유일한 원주민 출신인 신민주당(NDP) 소속 솔 마마크와 온주 의원이 ‘진실과 화해의 날’(National Day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해당 법안은 그의 모국어인 아니시니임윈(Anishininiimowin, 오지-크리 언어)으로 작성될 예정이다.
현재 이 날은 캐나다 연방 차원의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으나, 온주에서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마마크와 의원은 온주가 연방 정부의 방침을 따라야 하며, 더그 포드 온주 총리와 진보 보수당이 이 법안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마마크와 의원은 인터뷰에서 “퍼스트 네이션 사람들만이 이 날을 쉬며 화해를 위해 시간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온타리오의 모든 주민들이 이 날을 쉬고, 반성하며, 애도하고, 기숙학교의 진정한 역사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실과 화해의 날'은 기숙학교에서 캐나다의 원주민들이 겪은 학대를 기리고, 캐나다의 역사적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현재 브리티시 컬럼비아 주 등 일부 주에서는 이 날을 공휴일로 지정한 상태다.
진실과 화해의 날은 2013년 시작된 '오렌지 셔츠 데이'(Orange Shirt Day)로, 원주민 작가인 필리스 웹스타드가 1973년 기숙학교에 입학할 당시 할머니가 준 오렌지색 셔츠를 빼앗긴 경험을 바탕으로 시작되었다. 웹스탯의 이야기는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원주민 아이들의 학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마크와 의원은 자신도 기숙학교에 강제로 입학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그곳에서 겪은 끔찍한 일들을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는 11월, '진실과 화해의 날'을 온타리오 주의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기 위한 개인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그는 “이 일은 올바른 일이며, 누구도 이를 부정할 수 없다”며, “온타리오 주민 모두가 이 날을 통해 진실과 화해의 의미를 배우고, 오렌지 셔츠 데이가 상징하는 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렉 릭포드 온주 원주민부 장관은 마마크와 의원의 제안에 대해 법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공휴일 지정이 진실과 화해의 의미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일부 원주민 대표들은 교육적 접근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릭포드 장관은 "원주민 커뮤니티, 생존자, 각 대표들과의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며,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인정을 위해선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서는 약 15만 명의 원주민 아이들이 기숙학교에 강제로 보내졌으며, 마지막 기숙학교는 1996년에 문을 닫았다. 기숙학교에서 사망한 원주민 아이들은 공식 기록으로 약 6천 명에 달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국가 센터'(National Centre for Truth and Reconciliation)에서는 현재 4천 명 이상의 사망자 이름을 기록하고 있다.
온주의 많은 학교들은 이미 '진실과 화해의 날'을 맞아 학생들에게 오렌지 셔츠를 입도록 권장하며, 기숙학교의 역사를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다. 일부 학교들은 일주일 동안 원주민 역사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마마크와 의원은 자신의 법안을 온타리오 주 의회에서 논의할 때 아니시니임윈 언어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가 지난 봄 온주 의회에서 최초로 영어와 불어 이외의 언어로 연설한 이후 두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마마크와 의원은 "온타리오 주 주민들을 위한 법정 공휴일 제정은 진정한 화해를 위한 또 다른 중요한 단계"라며, "이 정부가 진정으로 화해를 추구한다면, 이러한 노력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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