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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 총리, 유럽 순방…대미 대응 논의

"캐나다, 스스로 주권 지킬 것"

(캐나다) 캐나다가 미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마크 카니 총리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에서 영국과 프랑스를 방문해 무역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 이번 순방은 캐나다와 유럽 간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미국의 압박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한 중요한 일정으로 평가된다.

지난 17일(월), 카니 총리는 프랑스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영국 런던으로 이동해 찰스 3세 국왕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만났다. 이번 회담에서 카니 총리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의 주권을 위협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우리는 캐나다 강국이며,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권을 인정해주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한편, 미국이 오는 4월 2일부터 캐나다산 제품에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가운데, 카니 총리는 보복 조치와 관련해 "캐나다의 경제 규모는 미국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보복 관세를 맞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지만, 캐나다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니 총리는 대미 보복이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프랑스와의 회담에서는 캐나다가 "신뢰할 수 있는 강한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하며, 유럽과의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그는 "프랑스와 유럽 전역이 캐나다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캐나다가 "가장 유럽적인 비유럽 국가"로서 유럽과 북미 모두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캐나다를 "유럽에 대한 특별한 친구"로 묘사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캐나다의 지원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수개월째 교착 상태에 놓였지만, 카니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캐나다는 경제 성장과 공급망 강화, 그리고 미국의 무역 압박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카니 총리는 "영국과의 무역 협정이 늦어졌지만, 우리의 관계는 여전히 중요하고, 미래의 협력 가능성은 매우 크다"고 전했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는 카니 총리의 이번 순방에 대해 "단순히 회담을 가진 것만으로는 캐나다의 무역을 다변화할 수 없다"고 비판하며, "캐나다가 다른 국가들과의 무역을 확대하려면 실제로 물리적인 제품 공급 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니 총리가 프랑스와 자연가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면,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카니 총리는 순방 중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재확인하며,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오는 6월 캐나다 칸나스크리스에서 열리는 G7 정상 회담에 초청할 예정임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유럽에서의 공식 일정을 마친 후, 20일에는 이카루이트, 누나부트 지역을 방문해 이번 순방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영택 기자 (edit@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