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인권 침해나 환경 파괴에 대한 기업 책임을 여전히 ‘자율적 기준’에 맡기고 있어, 실질적 제재나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세계 200대 경제 주체 중 157곳이 국가가 아닌 ‘기업’이며, 이들 중 상당수는 수자원 고갈, 온실가스 배출, 원주민 권리 침해 등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그러나 각 기업이 어떤 국제 기준(예: 탄소배출 감축, 윤리적 조달, 인증제도 등)을 적용할지는 여전히 ‘선택사항’에 불과하다.
해양 식품산업의 실태
특히 해산물 산업은 대표적 문제 사례다.
과도한 남획, 불법 어업, 해양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강제노동·비인도적 근로환경이 여전하다.
지속가능한 수산물 정책을 표방한 주요 캐나다 유통업체들도 실제로는 제3자 브랜드의 인권 기준 준수를 검증하지 않는다.
‘SeaChoice’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정책은 대체로 전체 제품의 절반 정도에만 적용되고, 같은 기업의 다른 지점에는 확장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단순한 ‘선언’이 아닌 ‘의무화’ 필요
해산물 산업뿐 아니라 석유·가스, 임업, 광산, 의류, 코코아, 대두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인권 침해와 환경 파괴가 지속되고 있다.
이 모든 문제의 공통점은 ‘자발적 기준’에만 의존한다는 것이다.
전임 자유당 정부는 2024년 말, 노동권 중심의 공급망 실사(due diligence)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2025년 4월 조기 해산으로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 새 정부는 아직 해당 계획을 계승할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대신 ‘민간 성장’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이는 파리기후협약·생물다양성협약·UN 지속가능목표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
캐나다의 책무
이미 유럽 여러 국가들은 공급망 인권·환경 실사법을 제정했다. 캐나다도 더 이상 뒤처질 수 없다. ‘캐나다 기업책임네트워크(CNCA)’는 정부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 법안을 마련했으며, 전 세계 200여 단체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현재 5만 명이 넘는 캐나다 시민이 정부에 강제적 기업책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법은 단순한 규제가 아닌, 인권과 환경을 지키기 위한 필수 장치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이제 캐나다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이익보다 사람과 지구를 우선시하는 법’을 제정해 기업의 책임을 제도적으로 강제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캐나다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스스로 포기하는 셈이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