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달러가 미국 달러 대비(CAD:USD)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인 1 CAD당 0.71 USD대로 하락했다. 즉, 캐나다 1달러의 가치는 미국 달러로 71센트 수준이다. 이는 최근 경제 성장 둔화, 중앙은행 금리 정책 차이, 국제 유가 하락 및 미국 정치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캐나다 달러, 왜 떨어졌나
캐나다 달러는 월요일 72센트 아래로 내려가며 최근 몇 달간 유지해온 72~76센트 범위를 벗어났다.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하락세가 지속되어 수요일에는 71.86센트로 마감됐다.
낮아진 캐나다 달러는 관광업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캐나다인이 미국을 방문하거나 미국 달러로 상품을 구매할 때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통화 약세 원인
캐나다와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 차이와 이에 따른 금리 정책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리가 높을수록 해당 국가의 통화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캐나다 경제는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둔화되어 있으며, 이에 캐나다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추어 3.75%로 인하했다. 이는 연속 4번째 금리 인하로, 경제학자들은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반면 미국 경제는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는 상대적으로 금리 인하 압력이 낮다.
라힘 마드하브지 나이트 브릿지 환전소(Knightsbridge Foreign Exchange Inc.) 대표이사는 “미국 경제가 더 회복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 압력을 덜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또한 캐나다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최근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는 원자재 수출국인 캐나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울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무역 전쟁 위험과 유가 하락 가능성이 미국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전망
위고 세인트마리 스코샤뱅크 전략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 달러의 약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캐나다 달러가 2020년과 2016년에 기록한 68센트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으며, 반등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위험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마드하브지 대표는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상당 부분 캐나다 달러 약세에 반영되었으나,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그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캐나다의 이민 수준이 낮아지면서 경기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달러 약세의 영향
하지만, 낮아진 캐나다 달러의 가치는 관광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석유 및 가스, 산림, 제조업 등 수출 업계에도 유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세인트마리 실장은 캐나다 달러가 연평균 5% 하락하면 TSX 상장 기업들의 수익이 약 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CAD 약세는 해외 여행을 계획하는 캐나다인들에게 추가 비용 부담을 주며,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여 기업들이 필요한 장비나 IT 인프라 등에 투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세인트마리 실장은 “더 약한 캐나다 달러는 생산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