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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인도 외교 갈등 더 심화되나

외교관 상호 추방

(캐나다) 연방 정부가 지난 14일(월) 인도의 고위급 외교관을 포함한 6명의 외교관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양국 간 수개월간 지속된 외교적 긴장이 더욱 악화된 가운데 벌어진 최근의 사건이다. 이번 외교 갈등의 주요 배경과 쟁점을 살펴본다.

인도는 왜 캐나다에 불만이 있나?
인도는 오랫동안 칼리스탄 분리주의 운동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칼리스탄 운동은 일부 시크교도들이 인도의 펀자브주를 중심으로 한 독립국가인 ‘칼리스탄’을 세우려는 시도이다. 인도 정부는 이 운동이 인도의 헌법에 반하며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캐나다는 인도의 영토적 통합성을 존중한다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자국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 내 칼리스탄 지지자들은 가끔씩 시위를 벌이거나 ‘국민투표’라는 행사를 개최하지만, 이는 캐나다 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한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칼리스탄 관련 활동이 주요 뉴스로 보도되며 감정적인 논란을 일으킨다.

이와 관련해 일부 시크교 사원에서 1985년 에어 인디아 182편 폭파 사건에 연루된 인물들을 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해 인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 사건은 캐나다 역사상 가장 큰 테러 사건으로, 몬트리올에서 출발해 인도 뉴델리로 가던 항공기가 시크교 극단주의자의 폭탄 테러로 인해 공중에서 폭파 되어 탑승객 329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 중 캐나다인은 268명이었다.

인도 정부가 암살 배후?
2023년 9월,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시크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의 암살 사건에 인도 정부가 연루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신빙성 있는 정보”가 있다고 발표했다. 니자르는 2023년 6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총격으로 사망했다.

인도 정부는 처음에 이러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이후 사법 외 처형은 국가 정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 정보기관이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 중이며, 인도 측과 해당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당국은 2022년 11월 인도 국적자가 연루된 살인 청부 음모를 폭로하는 기소장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인도 정부 직원이 미국 내 암살 시도를 지시했고, 캐나다에서의 니자르 살해 사건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캐나다 경찰 당국은 지난 5월, 니자르 살해 사건과 관련해 인도 국적의 용의자 세 명을 체포하고 1급 살인 및 살인 공모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인도는 캐나다가 자국의 연루성을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여전히 캐나다에 중요한 외교 파트너?
연방 정부는 2022년 11월 인도를 인도-태평양 전략의 중요한 파트너로 지정하며, 무역 협정 및 근로 교류,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도는 캐나다로부터 렌틸콩과 칼륨을 대량으로 수입하는 주요 무역국이다. 또한 많은 인도인들이 캐나다로 유학이나 이민을 오고있다.

양국은 수년간 주요 산업 분야에 한정된 무역 협정을 위한 고위급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연방 정부가 니자르 암살 사건과 관련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하기 직전에 협상이 중단되었다.

정치적 배경
인도 정부는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칼리스탄 분리주의 문제를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2018년, 트뤼도 총리의 인도 방문 당시 시크교도 테러리스트였던 자스팔 아트왈이란 인물이 그의 공식 행사에 초대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아트왈은 1986년 인도 내각 장관을 암살하려 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아트왈의 초대가 인도 정부 내 일부 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며, 트뤼도 총리의 방문을 방해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밝혔다.

2022년,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무장관은 캐나다의 특정 정치 세력, 특히 자유당과의 정책적 문제로 인해 양국 간 갈등이 발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양국 간 외교 상황
지난 14일(월), 캐나다 연방경찰(RCMP)은 인도 정부 요원들과 연관된 살인, 강탈, 협박과 같은 범죄 행위에 대해 경고했다. RCMP와 연방 정부는 최근 주말 인도 측과 이러한 문제를 논의했으나, 인도 측이 협조를 거부하자 캐나다는 6명의 인도 외교관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응해 인도 정부도 6명의 캐나다 외교관을 추방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