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여러 학교에서 경찰관을 배치하는 프로그램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세이니치의 그레이터 빅토리아 학군 61에서는 2년 전 종료 된 학교경찰배치(SPLO) 프로그램이 최근 재도입됐다.
지난 10년간 캐나다 다수 지역의 학교들은 학생들이 위축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나 재정 문제로 경찰 배치 프로그램을 축소했다. 그러나 최근 학교 폭력 증가 보고와 함께 프로그램을 재도입하거나 검토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세이니치 경찰서 딘 더시 청장은 “경찰과 학생 간 신뢰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경찰들의 체육 행사 참여, 안전 강의, 교내 순찰 등을 통해 학생들과의 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학부모와 활동가들은 프로그램의 실질적 효과와 공정성을 문제삼는다. 캘거리 학부모 미셸 로빈슨은 경찰이 여러 학교를 담당해 깊은 관계를 형성하기 어렵고, 일부 학생, 특히 원주민 학생들은 감시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토론토의 커뮤니티 활동가 안드레아 바스케스 히메네즈는 학생들이 경찰들의 존재로 인해 또래들로부터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학교 출석을 꺼리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연구 측면에서도 논란이 존재한다. 앨버타대 범죄학 전문가 테미토페 오리올라 교수는 학교경찰관 배치 프로그램이 학생 안전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찰관들이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학생들과의 관계 형성에 긍정적 역할을 하더라도, 제도 전반에 대한 감독과 보고 체계가 부족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사회복지사, 심리상담사 등 교육·복지 지원 확대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프로그램 찬성 측은 학교 내 경찰이 학생과 지역사회 간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빅토리아 학부모 리사 건더슨은 경찰이 긴급 상황 대응뿐 아니라 갱단 유입 방지, 가정과 법원 연계 등의 중요한 역할들을 수행하며, 학생들이 경찰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내 학교 경찰 배치 프로그램은 폭력 대응과 관계 형성이라는 목적 속에서 재도입되는 한편, 공정성, 실효성 및 학생들의 심리적 영향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영택 기자 (edit@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