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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벡 블록, 연금으로 자유당 압박
160억 달러 지출 요구… 정치∙경제 전략과 상충

김태형 기자 2024-10-02 0
이브-프랑수아 블랑셰(Yves-François Blanchet) 연방 퀘벡 블록(Bloc Québécois)당 대표. 블랑셰 대표 공식 X(구 트위터) 프로필 캡쳐. @yfblanchet
이브-프랑수아 블랑셰(Yves-François Blanchet) 연방 퀘벡 블록(Bloc Québécois)당 대표. 블랑셰 대표 공식 X(구 트위터) 프로필 캡쳐. @yfblanchet

(캐나다) 하원 야당인 퀘벡 블록(Bloc Québécois)이 75세 미만 노인에 대한 노인연금(OAS) 인상을 요구하며 정부에 16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지출을 촉구하고 있다. 퀘벡 블록은 오는 29일(화)까지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보수당의 불신임안에 찬성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유당은 최근 몇 년간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둔 정책을 추진해왔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모든 세대를 위한 공정성"을 강조하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정책을 펼쳐왔다. 반면, 퀘벡 블록의 요구는 노령층에 대한 지출을 추가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젊은 유권자들의 경제적 불만을 해결하려는 자유당의 전략과 상충된다.

앤드류 페레즈 자유당 전략가는 “노인 연금 인상은 자유당에 정치적 이익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하며, "자유당이 여전히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유권자층은 노인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자유당은 2015년 젊은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으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젊은 유권자들이 피에르 폴리에브 연방 보수당 대표를 지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자유당 정권은 이미 2022년에 7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연금을 인상한 바 있다. 국회 예산감사관에 따르면, 75세 미만 노인들에게 연금을 확대할 경우 향후 5년간 추가로 16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자유당이 감당해야 할 추가적인 적자 지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연방 재무부 장관은 지난해 연방 재정 지출을 억제하고 적자를 줄이기 위한 새로운 재정 안전장치를 도입했다. 이는 연방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정책을 진행하는 동안 연방 정부의 지출이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프리랜드 장관은 "노인들에 대한 추가 지원과 관련하여 퀘벡 블록 및 신민주당(NDP)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경제적 문제에 대한 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인 연금은 이미 연방 예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고령화로 인해 그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 오타와는 노인연금(OAS), 보장소득보조금(GIS), 배우자 수당을 포함해 약 70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퀘벡 블록은 75세 이상 노인들에게만 노인연금을 인상한 것이 차별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스티븐 고든 라발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75세 이상의 노인들이 대체로 더 많은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들이 소득을 늘리기 위해 일을 할 가능성이 낮고 저축을 다 썼을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고든 교수는 "연방 정부의 다른 우선순위, 예를 들어 주택 문제, 교육, 보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노인연금 확대는 우선순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6%로, 전체 인구 빈곤율인 9.9%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9일(화)까지 퀘벡 블록의 요구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며, 올해 말까지 경제적 전망을 담은 가을 경제 성명서도 제출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하원에서는 정부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추가 신임 투표가 예정돼 있어, 자유당 소수 정부는 향후 몇 주 동안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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