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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재무차관, 범죄자금 유착의혹 사임
온라인 사기조직, 캄보디아 ‘프린스 그룹’ 연루설

토론토중앙일보 2025-10-22 0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프린스그룹 본사. [연합뉴스]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프린스그룹 본사. [연합뉴스]
(국제)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한 온라인 사기 조직의 실체가 국제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태국 고위 관료들까지 이 범죄 조직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는 전날 보라팍 탄야원 재무부 차관에게 ‘온라인 사기 조직 연루설’에 대한 서면 해명을 요구했다. 보라팍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행위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법적 대응에 전념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글로벌 탐사보도 매체 프로젝트 브레이즌(Project Brazen) 은 최근 뉴스레터 웨일 헌팅(Whale Hunting) 을 통해 보라팍 차관의 배우자가 캄보디아 사기 조직으로부터 300만 달러(약 43억 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수수했다고 보도했다. 또 보라팍 차관이 한때 캄보디아 현지 은행 BIC은행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보라팍 차관은 과거 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체이스 등 글로벌 금융기관 태국 지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재무장관 고문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재무차관에 임명됐다. 그는 최근 온라인 사기 자금 추적 태스크포스(TF) 책임자로 지명됐지만, 논란 확산으로 관련 업무에서 배제됐다.

의혹의 중심에는 캄보디아 프놈펜을 근거지로 한 ‘프린스그룹(Prince Group)’ 이 있다. 천즈(陳志) 회장이 이끄는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전 총리 훈 센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 영국 정부는 해당 그룹을 국제 사기·자금세탁 조직의 배후로 지목하고 제재를 부과한 상태다.

보라팍 차관 외에도 타마낫프롬파오 부총리 겸 농업협동조합부 장관 역시 같은 조직과 연계됐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태국 야당 인민당의 랑시만 롬 의원은 지난달 의회에서 “타마낫 장관이 캄보디아 사기 조직 핵심 인물인 남아공 사업가 벤저민 마우어버거와 긴밀한 관계”라고 주장했다.

타마낫 장관은 “정치 입문 전 여러 사업을 했지만 불법 활동에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허위 의혹에는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육군 대위 출신으로, 1993년 헤로인 밀수 혐의로 호주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4년 복역한 전력이 있다.

태국 내 여론은 거세지고 있다. 정부 고위 인사들이 사기 조직과 유착했다는 의혹이 잇따르자 아누틴 총리는 “누구든 죄가 있다면 법적 처벌을 받을 것”이라며 진상 규명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주태국 미국대사와 회동을 갖고 초국가적 사기 범죄 대응을 위한 공조 방안도 논의했다.

아누틴 총리는 새로 구성되는 국가사기방지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아 관련 수사를 지휘할 계획이다. 당초 보라팍 차관이 이 조직의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었으나, 사임으로 인해 구성이 전면 재조정될 전망이다.

최근 동남아 전역에서는 중국계 폭력조직이 운영하는 온라인 사기·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얀마·라오스·태국 3국 접경 지역인 ‘골든 트라이앵글’ 일대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필리핀 등지에서는 인신매매와 감금, 고문이 동반된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앞서 한국 대학생이 캄보디아 내 불법 콜센터 조직에서 고문 끝에 숨진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제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졌다. 태국 당국은 최근 캄보디아 국경 인근 사께오·찬타부리·뜨랏 지역을 사기 조직의 새 근거지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외교부는 한국 국민을 대상으로 해당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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