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에 위치한 성공회 교회가 화재에 휩싸였다. 지난 9일(일) 아침 발생한 4급 화재로 인해 국립 역사 유적지인 세인트 앤 교회(St. Anne’s Anglican Church)가 대부분 불에 탔고, 내부의 귀중한 벽화들이 소실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오전 8시 직전에 발생했으며, 1908년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건물에서 연기와 불꽃이 솟아올랐다. 당시 교회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부상자는 없었다고 밝혔다.
1920년대에 세 명의 그룹 오브 세븐(Group of Seven) 멤버와 다른 유명한 캐나다 예술가들의 초기 그림들이 교회 내부에 설치되었으며, 벽화들 또한 교회 내부의 돔을 장식하고 있었으나, 이번 화재로 모두 소실되었다.
돈 베이어스 세인트 앤 교회 주임신부는 "예술 작품은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했다. 아름다운 벽화들이었으며, 그룹 오브 세븐 멤버들의 예술 작품이 특징인 유일한 교회였다. 이번 화재로 그것들이 사라져 매우 유감스럽다"라고 전했다.
짐 예솝 토론토 소방청 부청장도 건물이 현재 완전히 파괴되었으며, 내부의 모든 유물도 소실되었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불길이 지붕을 무너뜨리기 시작하자 소방관들은 붕괴 위험 때문에 철수했다고 밝혔다. 오전 중반에 주 화재를 진압했으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에 대한 질문도 남아 있다.
토론토 경찰청 측은 화재를 조사 중이며, 주민들이 지역의 사진이나 비디오를 제출하도록 온라인 포털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세인트 앤 교회는 1923년에 예수님의 생애를 묘사한 디자인을 감독하기 위해 그룹 오브 세븐의 창립 멤버인 J.E.H. 맥도날드를 위촉했다. 맥도날드는 이후 프랭클린 카마이클과 프레더릭 발리를 포함한 다른 아티스트 아홉 명을 영입했다. 이 세 명은 그룹 오브 세븐으로 알려졌으며, 캐나다의 미술계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 내부의 벽화 아래에는 1960년대에 추가된 이탈리아 유리와 금 타일과 비잔틴 스타일 모자이크가 여러 벽을 따라 장식되어 있었다. 이 공간은 합창 공연, 식사, 뮤지컬 극장, 영화 제작, 결혼식 및 기타 특별 행사뿐만 아니라 예배와 기도의 장소로 사용되었다.
한편, 이 교회가 위치한 선거구의 알레한드라 브라보 토론토 시의원은 이 교회의 화재에 대해 엄청난 슬픔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보 시의원은 "이곳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중요한 지역 사회 지원을 제공한 공간이며,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매우 필요로 하는 영적 지원을 제공했다. 이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리비아 차우 토론토 시장 또한 교회의 신도들의 끈기를 강조하며 이번 사태에 대하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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