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에서는 혼잡통행료(Congestion Pricing)나 도로 통행료 도입 계획이 없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주 내 모든 도로에 대해 신규 통행료 및 세금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통 혼잡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혼잡통행료가 필연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대토론토 및 해밀턴 지역(GTHA)에서 교통 정체로 인한 경제•사회적 비용은 연간 440억 달러에 달한다.
바헤르 압둘하이 지능형 교통 시스템 전문가는 "도로 확장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혼잡통행료는 차량의 수요를 조절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혼잡통행료 부과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온타리오주에서 혼잡통행료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이유로 '이중 과세'에 대한 반감을 꼽는다. 매티 시미아틱키 토론토대 교수는 "이미 세금을 내고 도로를 이용하는데,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이 시민들에게 큰 불만 요소"라고 분석했다. 타린 그리더 심리학자도 "혼잡통행료를 처벌이 아닌 혜택으로 인식시키는 것이 어려운 과제"라고 지적했다.
혼잡통행료는 해외 주요 도시에서 긍정적 효과를 보였다. 뉴욕은 지난달부터 도심 혼잡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통행료 정책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평일 오전 5시부터 오후 9시, 주말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맨해튼 센트럴파크 남쪽으로 진입하는 운전자는 9달러의 통행료를 내야 한다. 비혼잡 시간대에는 요금이 2.25달러로 낮아진다.
시행 첫 주 교통량은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 런던 역시 2003년 혼잡통행료 도입 후 교통량이 30% 줄었으며, 버스 이용객이 40% 증가했다. 스톡홀름과 싱가포르도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며 교통 혼잡 완화에 성공했다.
최근 파리도 ‘제한 교통 구역’을 도입해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도심 5.5㎢ 구역에서 불필요한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하루 35만~50만 대의 차량이 도심을 통과하는데, 이 중 절반은 단순히 경유하는 차량이었다. 이에 따라 파리는 거주자, 근무자, 필수 목적 방문자 외에는 도심 통행을 금지하고, 긴급 차량 및 대중교통만 허용하는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했다.
온타리오주 교통부는 현재 혼잡통행료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없음을 강조했다. 교통부 대변인은 "우리는 도로와 대중교통 인프라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시민들이 더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잡통행료 도입이 단기적으로는 어렵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결국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영택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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