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지난 2023년 여름 실크(Silk) 및 그레이트 벨류(Great Value) 브랜드의 식물성 우유 음료와 관련된 전국적인 리스테리아 발병에 대한 조사 결과, 이들 음료를 생산한 온타리오주 피커링 소재 제조 공장이 국가의 오염 방지 지침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캐나다 식품검사국(CFIA)은 29일(화) 발표한 성명에서, 해당 공장을 운영하는 조리키(Joriki Inc.)가 연방 보건부의 리스테리아(Listeria monocytogenes)에 대한 예방 관리 지침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환경 검체 채취와 최종 제품 검사에서 필수적인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테리아는 인체에 심각한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으로, 감염 시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CFIA는 이번 발병의 구체적인 원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가공 후에 교차 오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현재 해당 공장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이며, 청소 및 개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다. CFIA는 “필요한 모든 안전 조치가 완료되고, 오염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제조는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발병은 7월 8일 CFIA가 다논(Danone)의 실크 브랜드와 월마트의 그레이트 벨류 브랜드에 대해 리스테리아 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리콜을 발행하면서 처음 보고되었다. 이후 조리키 공장에서 리스테리아균이 확인되었고, 8월까지 온타리오, 퀘벡, 노바스코샤, 앨버타에서 리스테리아증 환자가 총 20명 발생해 이 중 3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피해자들은 7세에서 89세 사이로, 10명 이상이 입원 치료를 받았다.
마크 홀랜드 연방 보건부 장관은 “이번 사건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발병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논 측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가족들과 유가족들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하며,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CFIA의 조사 결과를 면밀히 검토 중이며, 당국과 협력해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FIA의 위험 평가에 따르면 조리키 공장은 리스테리아 발병 이전까지 ‘고위험 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발병 전에는 면허 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다. 다만, CFIA는 2018년, 2019년, 2023년 및 2024년에 소비자 불만 사항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공장을 방문한 바 있으며, 이 불만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 이상한 맛, 곰팡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CFIA는 곰팡이와 리스테리아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소비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로리 버로스 맥마스터 대학교 미생물학 교수는 “정부 검사관들의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책임감 있게 제품 검사를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CFIA는 리스테리아균의 발병이 주로 즉석 섭취 육류나 비살균 유제품에서 발생해왔으며, 이번 사건은 캐나다에서 식물성 우유와 관련된 첫 발병 사례라고 밝혔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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