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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과 유급 사이 답 못 찾는 의대
'9월 골든타임' 지났는데…

토론토중앙일보 2024-09-30 0
"의대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면서 대학에 등록도 않는 현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유급 내지 제적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6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과 국가고시 교재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대구 한 의과대학 강의실에 의사 가운과 국가고시 교재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 30일 한 비수도권 의대 학장은 2학기가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휴학을 허용하면 학생들의 피해는 줄일 수 있겠지만, 그 방법은 일찌감치 교수나 대학 손을 떠났다”고 말했다.

돌아올 생각 않는 의대생들  
교육부가 의대생 복귀의 ‘골든타임’으로 언급했던 9월이 지났지만 의대생들은 여전히 돌아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 의대 40곳에선 지난 2일 기준으로 전체 재적 인원 1만 9374명 중 653명(3.4%)만 2학기 등록을 마쳤다. 등록 인원이 한 명도 없는 의대도 9곳에 달했다. 한 의대 교수는 “실제 수업에 출석하는 비율은 등록률 수치보다 더 낮다”고 했다.

대학들은 등록금 납부 기한을 연장하거나, 정해두지 않으면서 ‘미등록 제적’을 방지하고 있다.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서도 비상이 걸렸다. 가톨릭대는 출석 일수가 미달하더라도 추가 시험만 통과한다면 진급할 수 있게 했다.

이런 대학들의 유급 방지책을 두고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의대가 있는 한 대학 교무처장은 “다른 학과 학생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특혜지만,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특혜 지적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골든타임 11월로 또 미뤄지나
당초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3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9월에 의대생이 안 돌아오면 정말 의료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9월이 의대생 복귀 골든타임”이라고 말한 바 있다. 대학은 현행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매 학년도 30주 이상 수업 일수를 채워야 한다.

하지만 9월이 지나자 정부는 복귀의 마지노선을 사실상 11월로 미뤘다. 수업을 오전·오후로 나눠 두 학기 수업을 진행하면 15주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11월까지만 돌아오면 내년 2월 말까지 학년을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학점 취득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의대 “휴학 허용해 달라” 건의
최근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교육부에 의대생 휴학을 허용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 의과대학 학장은 “학년마다 사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10월 중순을 넘기면 아무리 역산을 해도 임상 실습 시간이 나오지 않는다”며 “의대는 통상 24시간 중 7시간 이상 수업을 한다. 수업을 오전·오후로 나눠서 시수를 채운다는 건 물리적으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2월부터 시작된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에 관해 휴학과 유급이 불가하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구연희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교육부 정례브리핑에서 의대생 휴학·유급에 관해 “지금까지 교육부 입장에서 바뀐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다음 달 3일 ‘의평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결의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가 의평원 평가 기준에 못 미친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주는 방향으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교육부는 평가·인증 기준 변경 시 교육부의 사전 심의를 받도록 한 조건을 의평원이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의대 평가 기관 재지정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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