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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석 타면 배울 게 없어”
이코노미석 타는 미국 교통장관

토론토중앙일보 2024-05-15 0
지난달 16일 피트 부티지지(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교통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탑승한 덴버행 비행기 이코노미석에서 출장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티지지 장관의 출장 동행기를 13일 보도했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지난달 16일 피트 부티지지(왼쪽에서 두번째) 미국 교통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탑승한 덴버행 비행기 이코노미석에서 출장 관련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부티지지 장관의 출장 동행기를 13일 보도했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국제) 피트 부티지지(42) 미국 교통부 장관은 지난 2021년 2월 취임한 이래 1주일에 한 번꼴로 국내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47개 주(州)를 다니는 동안 수백편의 항공기를 탑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그가 출장에서 미 정부 소유 전용기를 사용한 건 8번으로 전체 비행의 11%에 그쳤다. 나머지는 민간 항공기의 이코노미석만을 이용했다. 부티지지 장관은 항공을 포함한 미국의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은 13일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가운데 좌석에 앉은 피트 부티지지의 시선’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지난달 16일 업무상 출장을 위해 워싱턴DC에서 덴버로 향한 부티지지 장관을 동행한 뒤 쓴 기사다.

부티지지 장관은 왜 이코노미석을 타느냐는 질문에 “실제 항공 이용객의 눈높이에 맞춘 행정 정책을 짜기 위해서” 라고 답했다. 1등석에만 앉는다면 탑승객 보호에 대해 그다지 배울 게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장관 신분인 부티지지는 미 비밀경호국(SS)의 경호를 받고 공항에서 별도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 탑승도 가장 먼저 한다.

하지만 이코노미석 안에서는 다른 승객들과 동일한 서비스를 받는다. 잦은 비행으로 항공사에서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 비서진이 거절한다. 피치 못해 업그레이드 좌석을 받았을 경우엔 장관과 동행한 직원 중 최장신 혹은 최연소 직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관행이 됐다.

WP 기자가 함께 탔던 덴버행 비행기에서도 부티지지 장관은 상대적으로 공간에 여유가 있는 화장실 인근의 ‘이코노미 플러스’ 좌석에 앉았지만, 일반 승객과 같은 고충을 겪었다. 비행 중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와이파이를 사용하던 중 와이파이가 멈췄고 간식 제공 서비스에서는 원하는 ‘프루트 바’(과일 단백질 과자)가 떨어지는 바람에 받지 못해 승무원이 뒤늦게 프루트 바를 제공했다.

해당 비행기는 4개의 좌석이 나란히 붙어있었고, 장관과 기자가 앉은 4개열 좌석은 가운데에 끼인 두 명이 양쪽 팔걸이를 옆 사람들과 공유해야 하는 형태였다. 부티지지 장관은 기자와 어떻게 하는 것이 옆 승객과의 적절한 팔걸이 공유 방법인지 등에 대해 긴 토론을 나눴다. “비행기 가운데 좌석에 앉는 사람이 팔걸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코노미석을 애용해 온 부티지지 장관이 당장 도입할 규정으로 꼽은 건 무엇일까. 어린 자녀가 같이 온 부모나 성인 옆에 수수료 없이 앉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항공사의 어려움도 있겠지만, 아이와 떨어진 좌석에 배정돼 주변 승객들과 실랑이를 벌이거나 이미 구매한 표를 환불하고 다시 표를 사야 하는 부모가 더 힘들 것”이라며 “두 살짜리 아이 옆에 앉기 위해 돈을 구걸하거나 자리를 훔쳐야 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2~2020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지낸 부티지지 장관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하며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미국 장관 중엔 처음으로 자신이 성소수자임을 공개한 인물이다. 장관 임명 이후 동성 남편과 함께 쌍둥이를 입양해 화제가 됐다.

토론토중앙일보 (news@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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