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추석 연휴 뒤 13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에 김 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 가운데 김 실장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전선이 가파르게 형성되고 있다.
김 실장을 향한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자 2일 여권은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친명 중진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부속실장이 국정감사에 나온 예가 없다”며 김 실장이 출석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지난달 25일 “지난 30년간 총무비서관이 (국감에) 안 나온 전례가 없다”고 말한 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 의원은 “제가 (국감에 나가야 한다고) 얘기했던 건 김현지가 총무비서관일 때”라며 지난달 29일 대통령실 개편으로 총무비서관에서 제1부속실장으로 보직을 옮긴 김 실장의 출석 사유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친명 중진인 조정식 의원은 전날 SBS 라디오에서 “김 실장은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사심이 없는 사람”이라며 “(보직 이동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이것을 갖고 ‘국감에 출석하지 않기 위해 자리를 옮긴 것이다’라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도 이날 JTBC 인터뷰에서 김 실장이 국회에 불출석하려고 보직을 바꿨다는 주장에 “무리한 이야기다. 왜 그래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국회가 합의하고, 그 합의에 따르는 게 행정부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 이견이 사실상 정리되면서 김 실장이 국회에 나올 가능성은 작아졌다는 평가다.
여권이 전열을 정비한 건 야권의 ‘이재명 대통령 흔들기’ 우려 때문이다. 전용기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이 대통령을 흔들기 위해 과거 보좌진으로 근무했던 사람을 어떻게든 흔들어서 흠집 내고자 하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에 (국회에) 나오지 말라고 하는 의원들이 있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조정식 의원도 전날 “(김 실장 출석을 통해) 대통령 흔들기를 하겠단 건데 적절치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30년 가까이 이 대통령과 함께 일해 온 김 실장의 ‘만사현통’(모든 일은 김현지 실장으로 통한다) 논란을 키우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급작스럽게 인사이동을 통해 (국감에) 출석하지 못하게 하는 건 그 의혹을 전부 다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김 전 총무비서관, 현 부속실장이 과거 이 대통령이 변호사이던 시절 성공 보수를 대신 받았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김현지는 단순한 측근을 넘어 정권의 1.5인자, 이 대통령과 경제 공동체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현지의 실제 위상과 권력이 어느 정도인지 철저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모 장관이 국장급 2명을 보직 이동시키려고 했는데, 김 실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왜 상의 없이 인사를 하려고 하느냐’며 제동을 걸었다고 한다”며 “국정농단 의혹”이라고 적었다. 김장겸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현지 실장이 김인호 산림청장을 ‘은사’로 칭하며 정책자문역에 앉혔다는 제보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의원은 “김 실장은 ‘종합 비리 세트’처럼 제보가 수없이 들어온다”며 “당 차원에서 ‘김현지 비리 태스크포스(TF)’ 설치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출신 대학을 놓고 논란이 확산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지난달 30일 김장겸 의원은 “김 실장이 성남에 있는 신구대 환경조경학과를 졸업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1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김 실장은) 상명여대(현 상명대) 93학번으로 1998년 2월 졸업했다”며 “1998년 3월 (서울) 양재에서 이 대통령, 성남시민모임 관계자, 김현지, 그리고 저, 넷이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고, 이후 김현지가 성남시민모임에서 활동하게 됐다”고 밝혔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cktime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