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주에서 운전자의 건강 상태를 이유로 면허를 강제 정지시키는 '의학적 상태 보고서(MCR, Medical Condition Reports)' 제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도로 안전을 지키기 위한 취지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운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이들까지 일률적으로 면허를 정지시키면서 시민들의 생계 위협과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보가 토론토 스타 및 조사 저널리즘 기구(IJB)의 자료를 바탕으로 시민들이 꼭 알아야 할 MCR 제도의 핵심 6가지를 상세히 정리했다.
1. ‘의학적 상태 보고서(MCR)’란 무엇인가?
MCR은 의사, 간호사(NP), 검안사 등이 환자의 건강 상태가 운전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때 온타리오 교통부(MTO)에 제출해야 하는 서식이다. 주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 질환이 포함된 보고서가 접수되면 교통부는 즉시 해당 운전자의 면허를 자동 정지시킨다. 작업치료사(OT) 또한 보고할 권한이 있지만 의무 사항은 아니다.
2. 어떤 질환이 면허 정지 대상인가?
온타리오주법은 보고가 의무화된 특정 질환을 명시하고 있다. 주요 대상은 ▶특정 정신질환 및 인지 장애(치매 등) ▶치료 지침을 따르지 않는 조절되지 않는 약물/알코올 오남용 장애 ▶기타 안전 운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신체적 결함 교통부는 보고된 환자의 상태 등을 평가할 때 캐나다 자동차 운송 관리자 협의회(CCMTA)의 의료 표준 가이드를 기준으로 삼는다.
3. 환자 동의나 사전 고지 없이도 신고가 가능한가?
그렇다. 이것이 가장 큰 논란의 핵심이다. 교통부와 온타리오 의사협회(CPSO)는 의료진이 MCR을 제출하기 전 환자에게 알릴 것을 권고하지만, 이는 법적 의무 사항이 아니다. 이 때문에 많은 운전자가 병원 진료 후 몇 주 뒤 교통부로부터 날아온 면허 정지 우편물을 받고서야 사실을 알게 된다.
4. 얼마나 많은 사람이 면허를 정지당하나?
스타/IJB가 입수한 보건부 데이터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말까지 온타리오 의사들이 제출한 MCR은 약 35만 건에 달한다. 매년 평균 3만 5,000명 이상의 운전자가 의사의 보고로 면허를 잃는 셈이다. 이 수치에는 간호사나 검안사가 제출한 보고서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영향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5. 억울하게 정지된 면허, 어떻게 되찾나?
면허를 복구하려면 의료진으로부터 상태가 개선되었다는 서류를 받아 교통부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대기 시간이 길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으로 정지된 경우 1년간의 단주 증명이 필요하며, 치료 프로그램 이수 시에만 6개월로 단축된다. 또한, 면허 항소 재판소(LAT)에 $106의 수수료를 내고 항소할 수 있다. 약 200건의 항소 사례를 검토한 결과, 약 3분의 1이 승소하여 면허를 되찾았다. 특히 승소 사례의 25%는 교통부가 해당 운전자에게 실제 질환이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6. 캐나다 전역이 동일한 규정을 따르나?
아니다. 온타리오처럼 의료진의 보고가 법적 의무인 주가 있는 반면, 알버타주처럼 의사의 재량에 맡기는 곳도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의 경우, 환자에게 위험성을 경고했음에도 계속 운전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경우에만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온타리오보다 유연한 편이다.
안전이라는 명분 아래 희생되는 기본권
도로 위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하지만 현재 온타리오의 MCR 시스템은 '이성적 검토'보다는 '기계적 정지'에 가깝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의사가 환자의 생계 수단인 면허를 환자 모르게 정지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환자가 의사에게 솔직한 건강 상태를 숨기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진정으로 도로 안전을 원한다면, 일괄적인 면허 박탈보다는 개별적인 운전 능력 테스트 기회를 확대하고 의료진과 환자 간의 신뢰를 깨뜨리지 않는 투명한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