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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위를 걷고 있는 위태로움”
카니 총리의 베네수엘라 성명을 향한 엇갈린 시선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Youtube @CTVNews 캡쳐]
[Youtube @CTVNews 캡쳐]
(캐나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군의 베네수엘라 작전과 관련해 "베네수엘라 국민이 주도하는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국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 수위와 시점을 두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카니 총리는 마두로를 '범죄 정권'이라 규정하면서도 정작 무력을 사용한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 않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분석가들은 캐나다가 무역 협상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살피는 '줄타기 외교'를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너무 늦고 약했다”... 국내 정치권의 날 선 비판

폴 마틴 전 총리의 공보국장을 지낸 정치 평론가 스콧 리드는 카니 총리의 대응을 "얼음 위에서 파베르제 달걀(고가의 골동품)을 들고 걷는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고 묘사했다. 트럼프를 노골적으로 비판하지 않으면서도 국제법 준수를 운운하는 모습이 지나치게 계산적이었다는 뜻이다.

보수당의 출신의 피터 맥케이 전 외교장관은 트럼프의 발표 이후 13시간이나 지난 뒤에야 나온 카니의 성명을 두고 "느리고 무기력하다"며 타국의 눈치만 살피는 양다리 외교라고 비난했다.
피에르 폴리에브 보수당 대표가 트럼프에게 축하를 건넨 반면, 돈 데이비스 NDP 임시 대표는 미국의 작전을 "완전한 불법이자 유엔 헌장 위반"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국제법과 자원 야욕 사이… 엇갈리는 세계의 시선

국제 사회의 반응도 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멕시코와 콜롬비아는 미국의 무력 사용이 주권 침해를 금지한 유엔 헌장 제2조를 위반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반면 트럼프의 우방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선의 승리"라며 열렬히 환영했고,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 역시 독재 종식을 축하하며 미국에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마두로의 부정 선거를 지적하면서도, 미국의 개입에 대해서는 "국제법적 틀 안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카니 총리의 모호한 화법은 경제학자 출신다운 실용주의적 선택으로 보이지만, 외교 무대에서는 캐나다의 원칙이 실종되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특히 월요일 파리에서 열릴 '우크라이나 지원국 회의'에서 카니 총리는 러시아를 지지해온 마두로의 축출을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겠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군사 행동을 묵인했다는 비판은 그가 주장할 '국제 질서 회복'의 명분을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해야 하는 경제적 현실과 국제법 수호라는 외교적 가치 사이에서 카니 정부의 고뇌는 깊어질 수밖에 없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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