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총리가 캐나다의 대표적 위스키 브랜드인 '크라운 로얄(Crown Royal)'을 주류판매국(LCBO) 매장에서 전면 퇴출하겠다는 경고를 재확인했다. 제조사인 디아지오(Diageo)가 온타리오주의 병입 공장을 폐쇄하고 미국으로 일자리를 옮기기로 결정한 것에 대한 강력한 보복 조치다.
“100% 실행할 것, 기다려진다”… 공장 폐쇄에 따른 ‘본보기’ 식 보복
2026년 1월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드 주총리는 크라운 로얄 퇴출 계획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100% 실행할 것이며, 그날이 기다려진다”고 답했다. 이번 갈등은 지난해 8월 세계 최대 주류 기업인 디아지오가 온타리오주 애머스트버그(Amherstburg)에 있는 병입 공장을 폐쇄하고 2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 뒤, 해당 공정을 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포드 주총리는 카메라 앞에서 크라운 로얄 위스키를 바닥에 쏟아버리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결국 알라바마로 다 떠날 것”… 디아지오의 약속 이행 불신
디아지오 측은 위스키의 증류와 숙성 과정은 캐나다에 남겨두겠다고 해명했지만, 포드 주총리는 이를 “새빨간 거짓말(BS)”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디아지오가 2022년에 약속했던 세인트 클레어(St. Clair) 지역의 신규 증류소 건설 계획을 중단시킨 점을 지적하며, “결국 모든 생산 라인을 미국 알라바마로 옮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드 주총리는 온타리오주가 해당 기업의 최대 고객 중 하나라는 점을 강조하며, 온타리오의 경제를 해치려는 기업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로컬 제품 ‘사자’ 운동 가속화… “미국산 주류 퇴출 유지”
이번 퇴출 조치는 크라운 로얄 브랜드에 한정될 예정이며, 디아지오가 소유한 기네스(Guinness), 스미노프(Smirnoff), 조니 워커(Johnnie Walker) 등 다른 브랜드는 현재로서는 판매 중단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주 정부는 대신 온타리오 현지 와인과 맥주 등 지역 생산 제품을 밀어주는 ‘Buy Local’ 캠페인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LCBO의 로컬 와인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드 주총리는 “크라운 로얄을 계속 마시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 미리 사두라”고 조언하며, 2월 공장 폐쇄 시점에 맞춰 매대 퇴출 작업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했다.
글로벌 기업의 효율성 추구와 지역 정부의 일자리 보호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포드 주총리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위스키 한 종류를 못 팔게 하는 것을 넘어, 미국과의 무역 전쟁 속에서 온타리오주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브랜드이자 캐나다 정체성이 강한 제품을 퇴출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한, 디아지오의 다른 브랜드들을 남겨두기로 한 것은 현실적인 세수 손실을 고려한 절충안으로 보이지만, 향후 무역 분쟁의 수위에 따라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