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바쁜 일상 속에서 매달 돌아오는 각종 공과금 고지서를 챙기고, 남은 돈을 계산해 저축과 투자 계획을 세우는 일은 그 자체로 거대한 숙제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재무 목표를 달성할 가장 강력한 도구로
'금융 자동화(Automation)'를 꼽는다.
자신과의 타협을 막는 심리적 장벽… ‘저축도 고지서처럼’
금융 전문가인 신디 마르케스는 자동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신과의 협상 여지를 없애는 것’을 강조한다. 사람들은 보통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려 하지만, 자동 이체를 설정해 두면 저축액이 월급날 즉시 빠져나가기 때문에 저축을 반드시 내야 하는 ‘고지서’처럼 인식하게 된다. 이는 소비 우선순위를 자연스럽게 조정하여 장기적인 재무 목표 달성을 돕는다. 또한, 신용카드 대금이나 유틸리티 비용을 자동 결제함으로써 연체료 발생을 원천 차단하고 신용 점수를 관리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성공적인 자동화를 위한 3단계 전략… 예산 수립이 우선
자동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설정을 넘어 체계적인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크레딧 캐나다(Credit Canada)의 마이클 버저론 매니저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제안한다.
• 고정 지출 목록 작성: 임대료, 주택 담보 대출, 보험료, 통신비 등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는 비용을 먼저 나열한다.
• 월급날과의 정렬: 월급이 들어오는 날짜와 지출 및 저축 예정일을 맞춘다. 예를 들어, 월급 직후에 저축액이 빠져나가도록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 가변 비용 관리: 신용카드처럼 매달 금액이 달라지는 항목은 최소 결제 금액만 자동화해 두고, 나머지는 수동으로 확인하며 납부하는 것이 과다 지출 방지에 도움이 된다.
자동화는 ‘관리’의 시작일 뿐… 정기적인 점검은 필수
자동화가 모든 재정 관리를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을 구축한 뒤에도 은행 거래 내역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중 결제나 기술적 오류, 혹은 잔액 부족으로 인한 오버드래프트(Overdraft)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비나 유류비처럼 매번 금액이 달라지는 가변 지출은 여전히 수동 예산 관리의 영역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결국 자동화는 예산 집행을 돕는 ‘보조 도구’일 뿐, 전체적인 재정 상태를 파악하는 주도권은 본인이 쥐고 있어야 한다.
금융 자동화는 편리함을 넘어 '의지력'이라는 한정된 에너지를 아껴주는 기술이다.
돈 관리를 위해 매번 큰 결심을 해야 한다면 그 계획은 오래가기 힘들다. 하지만 한 번의 설정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두면, 우리는 더 적은 노력으로 더 큰 재무적 성과를 낼 수 있다. 기술적 생소함이 장벽이 될 수 있겠지만, 한 번 익숙해지면 자동화는 경제적 자유를 향한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