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세계적인 제약사 노보 노르딕스(Novo Nordisk)가 자사의 블록버스터급 약물인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제네릭(복제약) 출시 공세에 맞서, 동일 성분의 저가형 브랜드를 별도로 출시하는 파격적인 전략을 검토 중이다. 이는 특허 만료에 따른 시장 점유율 하락을 방어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례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오젬픽과 똑같은 약 ‘플로스브리오’·‘포비즈트라’ 헬스 캐나다 승인
지난 12월 22일,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는 노보 노르딕스가 제출한 새로운 약물인 '플로스브리오(Plosbrio)'와 '포비즈트라(Poviztra)'를 전격 승인했다. 보건부 대변인 마크 존슨은 이 약물들이 각각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 및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와 "완전히 동일한(identical)" 제품이라고 밝혔다. 성분과 배합, 효능은 기존 약물과 똑같지만 이름과 포장만 바꾼 일종의 '브랜드 제네릭'인 셈이다. 노보 노르딕스는 이를 통해 기존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는 유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제네릭 시장에 직접 뛰어들 준비를 마쳤다.
제네릭 시장의 거센 압박… “생물학적 공정 vs 화학적 합성”의 차이
노보 노르딕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 1월 4일부로 캐나다 내 규제 독점권이 만료되면서 제네릭 제약사들의 공세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산도즈(Sandoz), 아포텍스(Apotex), 테바(Teva) 등 9개 제약사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제네릭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보건부는 제네릭 제품의 경우 화학적 합성 방식을 사용하는 만큼, 생물학적 공정으로 만들어진 오리지널 제품과 안전성 및 효능이 동등한지를 입증하는 데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노보 노르딕스의 저가형 신제품은 오리지널과 공정이 동일해 별도의 복잡한 검증 없이 즉시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환자 접근성 확대 기대… 가격 인하 유도하는 ‘이례적 전략’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이 캐나다의 독특한 약가 구조를 우회하기 위한 영리한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토론토 대학교의 미나 타드로스(Mina Tadrous) 교수는 오리지널 브랜드의 가격을 직접 낮추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이름을 바꾼 저가형 제품을 내놓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효율적인 경쟁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환자들 입장에서는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었던 고가의 위고비 등을 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노보 노르딕스 측은 현재 100만 명 이상의 캐나다 환자가 자사 약물을 복용 중이며, 제네릭 출시 시점에 맞춰 새로운 가격 정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보 노르딕스의 '플로스브리오' 출시는 제약 시장의 거물들이 특허 만료라는 절벽 앞에서 어떻게 생존하는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오리지널의 명성은 오젬픽으로 유지하고, 가격에 민감한 시장은 새 브랜드로 장악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은 제네릭 제약사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결국 제약사 간의 이러한 치열한 머리싸움이 비싼 약값으로 고통받던 비만 및 당뇨 환자들에게 '가격 하락'이라는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