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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돈벼락 맞자 '부동산 쇼핑'
정의 외친 시민운동가의 타락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2020년 5월 경찰에 의해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이와 관련한 대규모 폭력시위가 LA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김상진 기자
2020년 5월 경찰에 의해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이와 관련한 대규모 폭력시위가 LA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김상진 기자
(국제)
흑인 인권을 부르짖으며 탄생한 세계적 단체 BLM(Black Lives Matter)이 거액의 기부금 유용 논란과 내부 분열 속에 추락하고 있다. 순수한 시민운동으로 출발한 조직이 어떻게 ‘상징 자본’을 독점한 엘리트들의 사익 추구 도구로 변질되었는지, 그 타락의 경로를 짚어본다.

'훈련받은 사회주의자'의 화려한 부동산 쇼핑

2013년 흑인 청소년 살해 사건을 계기로 설립된 BLM은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유례없는 기부금 세례를 받았다. 그러나 공동 창립자 패트리스 컬러스의 행보는 대중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컬러스는 LA와 말리부, 조지아 등지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저택을 잇달아 매입했으며, 재단 명의로 사들인 600만 달러 규모의 LA 저택을 아들의 생일 파티나 사적 영상 촬영에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거리에서 정의를 외치는 사이, 지도부는 기부금으로 쌓아 올린 저택에서 와인 잔을 부딪치는 모순을 보였다.

장부조차 믿을 수 없는 불투명한 회계와 내분

BLM의 도덕적 권위는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인해 바닥까지 추락했다. 가족 기업에 수백만 달러의 용역비를 지급하고 개인용 제트기 이용료를 기부금으로 충당하는 등 사적 이익과의 경계가 흐릿했다. 민간 감시기구 '채리티워치'는 BLM의 장부를 믿을 수 없다며 평가 불가 등급인 '?'를 부여했다. 돈을 둘러싼 권력 다툼도 점입가경이다. 1000만 달러의 소유권을 두고 재단과 지역 조직이 소송전을 벌였으며, 오클라호마와 오하이오 등 지부 리더들 역시 보석금 명목의 기부금을 착복해 유흥비와 호화 여행에 쓰다 구속되는 등 조직 전체가 부패의 늪에 빠졌다.

피해자 서사를 무기로 비판을 봉쇄하는 '상징 권력'

BLM 지도부는 내부의 정당한 비판조차 '인종차별'이나 '다인종적 백인성(유색인종이 백인처럼 행동한다는 비난)'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반격했다. 피해자라는 지위를 도덕적 방패로 삼아 자신들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원천 봉쇄한 것이다. 특히 이들의 피해자 서사에는 서열이 존재하여, 흑인 관련 사건에는 국가적 분노를 동원하면서도 한인 양용 씨 피살 사건 같은 다른 유색인종의 비극에는 침묵하는 이중잣대를 보였다. 이는 진보의 가치를 특정 집단의 기득권을 지키는 도구로 전락시킨 행태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신뢰와 기부금

대중의 신뢰가 무너지자 재정 지표도 급감했다. 2020년 7600만 달러에 달했던 기부금은 2023년 334만 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미국인의 절반 이상(57%)은 이제 BLM이 흑인의 삶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평가한다. 기업들은 윤리적 면죄부를 받기 위해 앞다투어 기부 행렬에 동참했지만, 정작 그 결실은 취약 계층이 아닌 소수 엘리트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사용되었다.

정의를 사유화한 자들의 말로

정의는 신성한 구호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투명한 영수증 처리와 엄격한 자기 검열 속에 존재한다. BLM의 비참한 몰락은 "정의롭다"는 자기 최면이 얼마나 쉽게 탐욕으로 변질되는지를 증명하는 경고장이다. 우리 사회의 활동가들이 BLM의 길을 걷지 않으려면, 대중이 부여한 권위를 개인의 완장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정의를 앞세워 사익을 챙기는 자들이 활개 칠수록 진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시민운동 전체에 대한 혐오만 키울 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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