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 남부의 혹독한 겨울이 이어지는 가운데, 구엘프의 한 공원 숲속에 불법으로 지어진 소형주택이 지역사회의 주거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해당 주택에 거주하는 남성은 쉼터와 가족의 도움을 모두 잃은 뒤 생존을 위해 선택한 임시 대안이라고 설명하지만, 시는 조례 위반을 이유로 철거를 통보한 상태다.
쉼터 실패 이후 선택한 ‘숲속 소형주택’
CTV 뉴스에 따르면, 구엘프에 거주하는 롭(가명)은 최근 2년간 주거 불안과 건강 문제를 겪어 왔다. 그는 뇌 손상과 정신건강 문제를 안고 있으며, 거주지를 잃은 뒤 가족과 함께 지내는 방안도 여의치 않았다고 밝혔다. 공공 쉼터 역시 본인에게는 적절한 대안이 되지 못해, 한때 아파트 계단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름에는 같은 공원에 텐트를 설치해 생활했지만,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자 생명에 위협이 되는 추위를 피할 방법이 필요했다. 이에 건설업에 종사하는 사위 제시 Damery가 나서 숲속에 소형주택을 지었다. 침대와 연통이 연결된 난로, 개인 물품을 둘 공간을 갖춘 이 구조물은 블록 위에 설치돼 지면에 고정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불법이지만, 겨울에 내쫓는 게 옳은가”
Damery는 토지 소유권과 허가가 없다는 점에서 불법임을 인정하면서도, 혹한기에 대안 없이 사람을 거리로 내모는 것이 옳은지 묻는다. 그는 화재 안전과 주변 환경에 대한 기본적 안전 조치를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화장실과 샤워, 세탁 시설은 없어 필요할 때마다 그의 집을 오가야 하는 상황이다.
롭은 그럼에도 이 작은 공간이 쉼터나 노숙보다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보다 야생 코요테 무리가 더 믿음직할 때가 있다”고 말하며, 최소한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려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조례 해석의 경계… ‘고정 구조물’은 불가
현장을 방문한 시 단속 공무원과 경찰, 정신건강 담당자는 해당 소형주택이 철거 대상이라고 통보했다. 구엘프의 공공공간 이용 조례는 이동식 임시 구조물은 일정 조건 하에 허용하지만, 토지에 부착되거나 영구적·비이동적 성격의 구조물은 금지한다. 위반 시 해체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구엘프 시는 성명을 통해 공공 안전을 위해 시 조례와 온타리오 소방법·건축법을 집행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구조물을 철거하면 같은 자리에서 텐트 설치는 가능하다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논란을 키웠다.
규정과 안전, 그리고 주거의 공백
이번 사례는 규정 준수와 개인의 안전·존엄 사이의 긴장을 여실히 드러낸다. 고정 구조물은 불가하지만, 혹한의 텐트는 허용되는 규정의 간극이 현장에서 체감되는 위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주거 대안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시 해법을 둘러싼 판단이 얼마나 현실과 어긋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임시 해법을 넘어선 과제
현재로서는 소형주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나, 철거가 이뤄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Damery는 이 구조물이 근본 해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오늘을 버티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롭 역시 “존엄을 지키며 안전하게 살아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사안은 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남부 온타리오 전반의 주거 위기와 겨울철 안전 대책의 공백을 다시 환기한다. 규정 집행과 동시에 실질적인 대안 주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비슷한 선택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ereadailytoronto.com)